공병선기자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도심이 집회에 삼켜지고 있다.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택배노조와 손실 보상을 원하는 자영업자들이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파업에 참여하는 택배노조 조합원들은 15일 오후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도심 집회 및 캠페인, 촛불 문화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오는 21일에도 집회 참가가 가능한 로젠·롯데·우체국·한진택배 조합원들도 하루 경고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번 집회는 택배노조가 지난 10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CJ대한통운 본사 점거의 연장선상에 있다. 택배노조는 사측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오히려 잇속 챙기기로 변질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오는 21일까지 사측이 대화를 거부할 경우 택배노조 전체로 파업을 확대하겠다는 게 택배노조의 방침이다.
CJ대한통운도 강하게 대처하고 있어 대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0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택배노조를 폭행, 재물손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으며 방역조치 위반과 관련해서도 서울 중구청 감염병관리과에 신고한 상황이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대(코자총)는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회 참여 인원은 299명으로 제한돼 있지만 이를 훌쩍 넘는 인원이 모일 것으로 점쳐진다.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는 "방역조치에 따라 경찰들의 집회 방해가 예상되지만 총동원령을 내렸다"며 "더 이상 자영업자들은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의 집회는 계속된 방역조치에 따른 손실 때문이다. 이들은 손실보상의 소급 적용 및 100%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 및 정치권의 반응은 요원하다. 이에 코자총도 ‘벼랑 끝 전술’을 택했다. 만약 이번 집회 이후에도 처우가 즉각 개선되지 않는다면 오는 21일부터 24시간 영업을 강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의 대응은 온도차를 보인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택배노조 집회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노사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토록 해야 한다"며 "점거된 부분도 자진 퇴거를 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등 경찰에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자총의 집회에선 물리적 충돌도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 청장은 자영업자 집회에 대해서는 "집회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 점검하고 위반사항 있는지 볼 것"이라며 "불법 요소 나오면 사법조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