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원기자
오는 15일부터 민간임대주택사업자가 세입자의 보증금에 대해 보증보험을 가입하지 않으면 임대주택의 등록이 말소될 수 있고, 보증금의 최대 10%까지 과태료도 부과된다. 그동안 관리 사각지대로 꼽혔던 외국인 임대사업자에 대해선 국적과 체류기간 확인을 통해 편법 사업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0년 7·10대책을 통해 아파트·단기 민간임대사업 제도를 폐지하고 임대사업자에게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었다. 오는 15일부터 시행되는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은 과태료와 설명의무 등 보다 세부적인 규정을 담고 있다.
우선 임대보증금 보증 미가입 시 등록말소 사유가 구체화됐다. 시장·군수·구청장이 3회 이상 요구했음에도 임대사업자가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보증 미가입 사유가 없는데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등록말소가 될 수 있다.
또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기간에 따라 3개월 이하는 보증금의 5%, 3개월 초과~6개월 이하는 보증금의 7%, 6개월 초과는 보증금의 10%를 각각 과태료로 부과한다. 정부는 당초 보증 미가입시 2년 이하의 징역과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려 했으나 처벌이 과하다는 지적 등이 일어 과태료로 대체했다.
임대사업자의 설명의무도 강화된다. 임대사업자가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변경할 때 의무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사항에 보증약관의 주요내용을 포함시킨다. 임차인이 보증보험과 관련된 사항을 인지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표준임대차계약서에는 ‘동일단지 100세대 이상 임대주택단지’ 표시 항목을 신설하고, 임대료를 직전 임대료의 5% 범위 내에서 주거관련 지수 변동률에 따라 인상 가능하다는 내용을 추가한다. 100세대 이상 임대주택단지의 경우 주거비 물가지수를 기준한 임대료 인상률이 통상 5% 이하임에도 임차인이 이를 알지 못해 5% 모두 올려주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이 외에도 외국인이 임대사업자 등록을 신청할 때 외국인등록번호, 국적, 체류자격, 체류기간을 기재하도록 해 관리를 강화하고, 바닥난방 설치가 허용되는 오피스텔 면적기준 상향 조정됨에 따라 임대등록 가능한 오피스텔의 전용면적도 85㎡에서 120㎡로 확대한다.
과태료 부과와 설명의무 등이 본격화되면 일선 임대사업자들의 불만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상당수 임대사업자들은 지속된 규제와 혜택 축소에 수익성 저하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번 시행령은 보증가입 실효성을 제고해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하는 목적"이라며 "앞으로도 제도개선 사항을 발굴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