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수출 주도해온 삼성전자…시스템반도체로 미래 그린다

6일 '58회 무역의 날' 기념식…삼성전자 수출 1100억弗 돌파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정현진 기자] 한국이 올해 사상 최단 기간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하고 삼성전자가 역대 최초로 1100억달러 수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중심에는 바로 반도체가 있었다. 올해는 석유제품, 자동차, 철강 등 다른 ‘효자종목’들이 제몫을 해냈지만 반도체의 수출 기여도는 여전히 가장 높았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 1위’인 삼성전자는 강점이 있는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는 한편 국내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대규모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1위를 달성하기 위한 시장 점유율 확대와 기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가 이끈 수출… 메모리 파워 여전

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2018년에 이어 올해 역대 두 번째로 12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들어 메모리반도체의 고정거래가격이 떨어졌음에도 물량은 크게 늘면서 수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단일 품목의 수출 증가 기여율은 올해 20.4%로,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불렸던 2018년(92.3%)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13대 주력 품목 중에는 기여율이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한국 수출을 주도해왔다. 무협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95년 국내 기업으로는 첫 100억달러 ‘수출의 탑’ 기록을 세운 뒤 2001년 200억달러 탑, 2008년 500억달러 탑, 2018년 900억달러 탑 등 국내 최대 기업으로 수출 규모를 빠르게 키우는 데 앞장섰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는 다른 경쟁자와의 ‘초격차’를 보이며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 가운데 메모리반도체의 비중은 3분기 기준 80%에 육박한다.

이재용의 ‘뉴삼성’… 시스템반도체 확대 속도

삼성전자는 이제 시스템반도체 확대에 몰두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성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해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이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중심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시스템반도체 확대는 한국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협은 "글로벌 시장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시스템반도체 등 신성장 품목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파운드리 업황 호조에 따라 올해 1~10월 시스템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31.5%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비메모리반도체, 즉 시스템반도체 매출 규모가 3년 새 2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매출 전망 자료를 통해 지난해 17조원 규모였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이 2023년 34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올해 들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고객사는 100곳을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리한 2017년 당시 고객사가 30곳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린 셈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 이내에 고객사 300곳 이상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흥·화성·평택부터 美오스틴·테일러까지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국내부터 해외까지 생산기지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71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상태다. 이를 통해 국내 반도체 생산기지인 경기 기흥·화성·평택과 미국 오스틴·테일러를 잇는 글로벌 생산 체계를 강화해 생산능력을 향후 2배 가까이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 17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발표한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인 테일러 공장은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점유율 확대에 핵심 생산기지가 될 예정이다. 테일러에 500만㎡(150만평) 규모로 들어설 신규 파운드리 라인은 내년 상반기(1~6월)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7~12월) 목표로 가동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인 이번 투자로 텍사스주 현지에서는 공장이 세워질 윌리엄슨카운티와 인근 트래비스카운티 등에서 발생할 경제 효과가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무역의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설비투자와 관련)현재까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 시황을 보고 (추가)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hey@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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