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사마에 호동이 형까지…‘스타’도 꽂힌 스타트업 투자

강호동, 스타트업 한국그린데이터에 1억원 시드투자
배용준은 최근 '에어톡' 개발사 에크록스의 엔젤투자자로 나서
류승룡, 오정세 등 국내 AC 프레인핸스에 주주로 합류

[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제2벤처붐에 힘입어 유명인의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창업 단계에서 스케일업(Scale-up) 전략을 짜거나 마케팅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국내 벤처 생태계가 커지며 전문 투자기관이나 기업에 한정됐던 스타트업 투자가 연예계로 확산했다는 분석이다. 직접 스타트업을 차리는 연예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한국그린데이터는 지난달 방송인 강호동에게 1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받았다. 한국그린데이터는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로 지난해 7월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이다. 시드투자 유치 당시 이시원 시원스쿨 대표도 강호동과 함께 약 1억원을 투자했다. 강호동은 평소 지인들을 통해 소개 받은 스타트업에 활발히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호동의 이번 투자 역시 이 대표의 소개로 이뤄졌다.

다른 스타트업에서도 연예인 투자가 잇따랐다. 배우 배용준이 대표적이다. 배용준은 최근 공기관리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에어톡’ 개발사 에크록스의 엔젤투자자로 참여했다. 에크록스는 카이스트(KAIST) 출신 에너지 컨설턴트와 엔지니어들이 모여 올 3월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록가수 김종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적컴퍼니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적컴퍼니는 3년간 연구개발(R&D) 끝에 김치 농축액 기반의 에너지 탄산음료 ‘김치 에너지’를 만든 스타트업이다. 지난달 초 일본 유통업체 에스에스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배우 류승룡은 엑셀러레이터(AC) 프레인핸스 설립 초기 주주로 합류했다. 사진은 프레인핸스가 투자한 '산노루' 삼성점을 찾은 배우 류승룡. [사진 = 프레인핸스 인스타그램 캡쳐]

투자뿐 아니라 회사 육성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배우 류승룡, 오정세, 이준은 엑셀러레이터(AC) 프레인핸스에 주주로 합류했다. 프레인핸스는 국내 홍보(PR) 업체 프레인글로벌이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하고 마케팅 등을 통해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설립한 회사다. 류승룡 등 주주로 참여한 배우들은 프레인핸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마케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정세와 이준의 경우 프레인핸스의 포트폴리오사 3곳 중 한 곳인 레스토랑 간편식(RMR) 스타트업 쟈니덤플링의 조리 영상에 출연했다. 주목도가 높은 ‘스타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프레인핸스는 향후 스타트업 마케팅에서도 주주로 있는 배우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연예인 주주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예 스타트업을 창업한 연예인도 있다. 아이돌 그룹 ‘원더걸스’ 출신의 가수 유빈은 이달 2030 여성을 대상으로 한 패션 브랜드 ‘데비어퍼’를 선보였다. 앞서 유빈은 지난해 연예기획사 ‘르’를 창업하기도 했다. 르는 두나무의 투자 관계사 두나무앤파트너스에서 초기 투자를 받았다.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주로 블록체인, 핀테크,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르 투자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국에서는 이미 유명인의 스타트업 투자가 활성화돼 있다. 기술(Technology)와 유명인사(Celebrity), 투자자(Investor)의 합성어인 ‘테크-셀레스터(Tech-Celestor)’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다. 배우 애쉬튼 커쳐는 일찌감치 우버, 핀터레스트, 에어비엔비 등 대형 정보기술(IT) 스타트업에 투자했던 ‘큰손’이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디카프리오는 2019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대체육 벤처 비욘드미트에 투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체육 스타트업 ‘알레프 팜스’와 ‘모사 미트’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해 이목을 끌었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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