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리기자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몸값 4조원'을 달성한 컬리가 내년 상장을 앞두고 '뷰티' 상품군을 전략적으로 키운다. 식품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현재의 기업 가치를 이끌어낸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음 먹거리로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뷰티를 점찍었다.
3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뷰티 상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20% 증가했다. 쇼핑 성수기인 지난 10월엔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마켓컬리는 비식품 상품 수 비율을 지난해 20% 초반에서 올해 30% 수준까지 키웠다. 식품을 중심으로 쌓은 성장세를 비식품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이 중 뷰티 상품군의 성장세는 다른 비식품 카테고리 대비 2배에서 4배 수준으로 독보적이다. 올 들어 가전은 130%, 주방용품은 113%, 생활용품은 60% 판매량이 증가했다.
마켓컬리는 2017년 바디워시, 치약 등 생필품 중심으로 뷰티 상품을 도입했다. 현재는 스킨케어 상품 비중이 30%로 가장 높다. 입점한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등 프리미엄 브랜드부터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로 찾는 '키스미', '티르티르' 등 가성비 브랜드까지 골고루 인기다. 남성 뷰티 상품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다.
마켓컬리는 주 고객층 쇼핑 성향과 샛별배송(새벽배송) 서비스 특성을 감안할 때 뷰티 상품군이 마켓컬리에 적합한 다음 먹거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뷰티 상품 특성상 사용되는 성분이 중요한데, 마켓컬리는 판매하는 뷰티 상품의 모든 성분을 상품 설명서에 공개해 주 고객인 30·40대 여성들에게 소구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매주 열리는 상품위원회 일주일 전에 직원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 모두 직접 사용해보고 효과를 확인하며 성분도 꼼꼼히 체크한다"며 "입점 시 검증 절차가 까다롭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뷰티 상품 역시 믿고 구매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새벽배송의 장점도 뷰티 상품군 성장세에 한몫 하고 있다는 평가다. 급하게 화장품, 메이크업 제품이 필요한 경우 전날 오후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 별도의 뷰티 애플리케이션(앱)을 켜지 않아도 장을 보면서 함께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생일, 결혼기념일 등 바쁜 일상 속에서 깜빡 잊고 있었던 기념일 선물을 좀 더 편하게 구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켓컬리를 찾는 고객도 많다는 설명이다.
마켓컬리는 최근 2500억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기업가치를 4조원 수준까지 올렸다. 지난 7월 인정받은 기업가치 2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4개월 새 몸값이 60% 뛰었다.
뷰티 상품은 신선식품보다 마진율이 높아 사업 확대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기대감도 높다. 지난해 마켓컬리 매출은 9530억원으로 올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매출액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163억원이었다.
마켓컬리의 누적 가입자 수는 900만명을 넘어섰다. 신규 고객의 재구매율은 동종업계 3배 수준이다. 거래액은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2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오픈마켓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 '페이봇'을 인수하기도 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