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잡는 선진국, 대한민국'...서울 도심에 내걸린 개 도살 장면

단체 "정부의 실질적인 움직임 촉구하기 위한 행동"

5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삼거리 한 건물에 내걸린 개 식용 금지 촉구 대형 현수막 /사진=동물해방물결

[아시아경제 김서현 기자] 서울 마포구 동교동삼거리에 위치한 한 대형 건물에 개 식용 금지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가로·세로 30미터 크기의 대형 현수막에는 개 도살 장면과 함께 '개 잡는 선진국, 대한민국'이라는 메시지가 펼쳐졌다.

5일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빌딩에 올라 현수막을 펼치며 '개 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이 내건 현수막에 등장한 잔혹한 사진은 단체가 지난 7월 벌인 조사 과정에서 실제로 경기 여주시의 한 불법 개 도살장에서 포착한 장면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김부겸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에서 "이제는 개(犬)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동물해방물결은 이번 퍼포먼스에 대해 "정부의 실질적인 움직임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개는 축산법상 식용 가능한 가축에 포함돼 사육과 도축이 가능하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 법안 3건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가축에서 개를 제외해 도살을 막자는 취지의 축산법 개정안, 개나 고양이를 식용 목적으로 도살할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 등이다.

단체는 "농림부, 식약처 등 관할 부처가 계속해서 '사회적 합의가 아직'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이런 엇박자가 계속된다면 개들의 고통은 기약없이 가중될 것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구체적인 로드맵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해방물결 장희지 캠페이너는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에 '개 식용'이 설 자리는 더 이상 없다"며 "대통령까지 개 식용 금지를 거론하며 선명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시작한 때, 정부는 이를 구체적인 실행에 옮겨 개들을 오랜 학대와 착취로부터 구해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서현 기자 ssn359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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