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싶어도 못 맞는 사람도 있는데…' '백신패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부 "10월 말~11월 초, 단계적 일상 회복과 함께 백신패스 도입 검토 中"
PCR 음성확인서 없는 미접종자, 다중이용시설 등 출입 제한
"기저질환자 등에 대한 존중 필요" vs "두려움 감수하고 맞은 베네핏"
'백신패스 반대합니다' 靑 청원 등장

지난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소영 기자] "안 맞는 게 아니라 못 맞는 겁니다", "미접종자가 죄인입니까?"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 단계를 추진하면서 백신패스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백신패스 도입에 따른 제한 조치가 백신 접종 강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백신패스는 접종 완료자 등에 한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보건증명서다. 먼저 백신패스가 도입될 경우 백신 미접종자들은 유전자증폭(PCR)검사상 음성확인서가 없으면 다중이용시설 출입 등 일부 이용이 제한된다. 다만 접종기회를 부여받지 않았던 저연령층이나 혹은 학생들에 대해서는 제한조치 예외를 검토하고 있다.

29일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백신패스의 경우 외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상황을 분석 중"이라며 "외국도 백신패스를 통해 백신 미접종자는 PCR 음성확인서를 지참하지 않으면 행사 참여나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반장은 "이 같은 제한조치는 미접종자들을 보호하는 목적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미접종자들에게 다소의 불편을 끼치는 부분도 있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백신패스를 도입한다면 백신 미접종자는 PCR 음성확인서를 지참하지 않는 경우 다중이용시설이나 행사 등에 참여제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다만 "접종기회를 원천적으로 부여받지 않았던 저연령층이나 혹은 학생들은 별도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일정 연령 이하에 대해서는 이런 백신 패스 제도의 제한조치를 예외로 하는 등의 검토도 함께 이뤄질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많은 누리꾼들은 백신 접종에 강제성을 가미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다 사정이 있어서 안 맞은 건데. 압박을 받으면 안 된다", "선택의 자유는 보장되어야하고 접종률 늘릴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신체 자유에 대한 통제는 위헌이다. 백신 안 맞을 자유를 줘야 한다", "접종했느냐 안 했느냐로 혜택, 불이익을 나누는 것 자체가 공포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느슨해진 접종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히려 방역수칙 안 지키는 접종자보다 더 조심하고 있는데 왜 죄인 취급 받아야 하나?", "접종자나 마스크 똑바로 쓰고 다녀라", "백신이 무적쉴드인가? 접종자라고 코로나 안 걸리는 것도 아닌데. 이해가 안 간다"등이다.

기저질환이나 알레르기 등의 이유로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건강문제로 접종 못하는 분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안 된다. 나는 백신을 맞았지만 차별이 있다면 함께 싸우겠다", "기저 질환자는 안중에도 없는 정책인 듯. 아픈 것도 서러우신 분들에게 사회와 격리시키겠다는 정책 아닌가?"라고 반발했다.

한 누리꾼은 "기저질환으로 백신 접종 못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백신 맞았냐고 할 때마다 짜증이 난다"라며 "개인방역 잘하면 되는 건데 미접종자를 무슨 죄지은 사람처럼 보는 시선들이 스트레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접종 여부에 따른 차등 제한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국민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누리꾼은 "식당, 카페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있다가 제한 시간 되면 미접종자만 빠지라는 거잖아? 장난하냐? 왕따시키는 방법 참 신박하네", "서로 적대감만 키우는 일 아닌 가요", "아이들끼리도 쟤 안 맞은 애니까 놀지 말자 할까봐 겁나요"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미접종자에 대한 제한보다는 접종자에 대한 혜택을 늘려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똑같이 겁나도 감수하고 맞은 건데 안 맞은 사람이랑은 차이가 있어야 하지 않나", "미접종자분들 어차피 조심하느라 집에 계실 거면 상관 없지 않나요?", "베네핏이 역차별일 수 있지만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했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백신패스 도입 반대 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와 관련해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백신패스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개인 질환 체질 알레르기 부작용으로 백신 접종 완료를 못한 분들도 있는데 백신을 무조건 강제할 수 있느냐"면서 "지금도 백신 미접종자는 회사 사회에서 눈치를 주며 개인에 막대한 피해를 입는데 단체 입장 제한이라는 페널티는 사회분열과 인간 기본권침해로 위헌소송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단계적 일상 회복 시점을 백신접종률이 10월 말~11월 초쯤으로 보고 있어 검토 중인 백신패스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9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백신 패스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가는 하나의 안전장치 또는 단계로 이해해달라"며 "(특정 집단을) 제외한다기보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으로, 많은 나라가 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백신패스를 사용 중인 해외에서는 예방접종의 효과를 고려해 접종완료일을 기준으로 6개월까지 백신패스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단장은 이에 대해 "달라질 여지가 있지만, 보통 6개월 정도는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학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은 보통 6개월 이상의 효과가 있고, 외국에서도 6개월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백신 패스의 유효기간 설정이 없을 것이라고는 말씀드릴 수 없고, 외국 선례를 봐도 일정한 유효기간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소영 기자 sozero81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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