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곽모 씨에 대한 2030 직장인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곽 씨가 받은 퇴직금 수령액이 국내 주요 대기업 임원들과도 견줄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30대 대리가 재벌 그룹 최고경영자(CEO)와 비슷한 대우를 받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0대 그룹 전문경영인 퇴직금 순위'라는 제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 글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기록된 정보를 바탕으로, 국내 30대 대기업 고위 임원들이 수령한 퇴직금을 순위표로 만든 것이다.
곽 씨는 이 순위표에서 무려 4위에 올랐다. 퇴직 전 곽 씨의 직급은 대리였다. 30대 초반 대리가 대기업 그룹 부회장, 사장 등과 비슷한 퇴직금을 받은 것이다.
표를 본 2030 세대 직장인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한 누리꾼은 "사회 초년생이 평생 동안 기업에서 일한 CEO들과 비슷한 몸값이다. 이게 말이 되냐"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내가 곽 씨가 아니라서 아버지께 미안하다. 회사 퇴직금 50억원도 못 받는 처지네"라며 비꼬아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곽 씨는 전날(26일) 입장문을 통해 자신이 수령한 퇴직금 및 월급 정보를 상세하게 밝혔다. 그는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한 5억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다가, 2021년 3월 퇴사하기 전 50억원 지급으로 성과급 계약이 변경된 것"이라며 "원천징수 후 약 28억원을 지난 4월30일께 제 계좌로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사 당시 약속됐던 금액은 아니다. 모든 임직원이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구체적 시점과 금액은 각 개인과 회사 간 체결한 내용이라 잘 알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곽 씨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한 뒤 2018년 2월까지 매달 233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지난 2018년 3월부터 9월까지는 333만원, 이후 지난 1월까지는 383만원의 세전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곽 씨는 자신의 부친인 곽 의원으로부터 화천대유를 소개 받고 근무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자신의 성과급·위로금 등이 높게 책정된 이유에 대해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 것에 따른 것"이라며 "한번은 운전 중에, 또 한번은 회사에서 쓰러져 회사 동료가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일 열심히 하고, 인정 받고, 몸 상해서 돈 많이 번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곽 씨가 받은 퇴직금 액수를 두고 논란이 커진 가운데, 곽 의원은 이날 자진 탈당을 결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곽 의원 아들과 관련한 언론 보도가 있었고, 곽 의원이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곽 의원의 탈당계는 당 내에서 곧바로 처리 가능하다. 다만 탈당이 완료되더라도 의원직은 유지돼, 곽 의원은 앞으로 '무소속 의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