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 수소산업의 쌀 '탄소섬유'로 고효율 성장 엔진

국내 15개 대기업 그룹 총수들이 한마음으로 손을 잡고 K-수소동맹을 결성했다. 2030년까지 무려 43조400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해 수소 산업을 일궈 낸다는 계획이다. 수소 분야에서 기업 간 협력을 추진하고 정부에 정책을 제안해 수소 경제를 주도하는 협의체 역할도 한다. 이번 동맹으로 자동차, 석유화학, 소재 산업 등 수소 산업들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소재 기업들의 주가 상승 폭이 가파르다. 시장의 관심을 반영해 아시아경제는 수소탱크의 핵심 소재 ‘탄소섬유’를 만드는 효성첨단소재와 수소차 부품과 소재를 생산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현황을 살펴보고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효성첨단소재가 국내 대기업들의 수소 동맹으로 성장 날개를 달았다. 탄소섬유는 강철에 비해 강도가 10배 뛰어나고 무게는 4분의 1로 가벼워 수소 탱크 등 수소 경제의 핵심 소재로 활용된다. 국내 첫 독자 기술로 개발된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는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또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아라미드 섬유도 5G 통신, 전기차, 고성능 타이어 등 미래 산업 활용 범위가 계속 넓어지고 있다.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의 안정적인 성장 속에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섬유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日 의존하던 탄소섬유, 국산화 성공해 글로벌 점유율↑= 승용차, 항공기 구조재, 우주항공, 의료기기, 의류 등 경량화가 필요한 산업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탄소섬유 산업은 일본 기업들의 텃밭이나 다름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레이(40%), 토호테낙스(12%), 미쓰비시케미칼(12%) 등 일본 빅3가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 기업 헥셀(8%), 대만 기업 포모사플라스틱(7%), 독일 기업 SGL(7%) 등이 뒤를 잇는다. 극히 일부 국가만 개발에 성공할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다.

효성첨단소재는 2011년 일본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최근 국내외 기업들의 주문 확대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3% 내외까지 상승했다. 일본 기업 등에 의존하던 SK케미칼, 한국카본, 현대화이바, 제이엠씨, 한국신소재 등 중간재 생산 기업들이 효성첨단소재향 주문을 늘리면서 일본 의존도가 줄고 효성의 점유율 상승 추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첨단소재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증설도 진행 중이다.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사마론, 최근 상장한 일진하이솔루스, 엔케이 등과 대규모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주문이 쇄도하면서 증설이 필요해졌다. 현재 연간 4000t 규모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내년에는 2500t가량이 추가로 증설된다. 2024년에 1만t, 증설이 완료되는 2030년에 2만4000t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탄소섬유의 경우 부가가치가 높아 생산량이 늘수록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탄소섬유 사업 부문이 현재 효성첨단소재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증설 등을 고려하면 현재 약 7000억원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라미드섬유도 성장 탄력…타이어코드 안정적 성장= 아라미드 섬유도 성장 동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아라미드는 강도가 높고 열에 강해 고성능 타이어나 방탄복, 특수호스 등에 사용되는 신소재다. 5G 통신망용 광케이블, 자동차 경량화 목적의 내부 보강재, 타이어 보강재 소재로 사용되면서 수요가 더욱 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2003년 자체 기술로 아라미드를 개발해 2009년 상업화에 성공했다. 또, 지난해부터 투자를 집행해 올해 상반기에 울산 아라미드 생산 설비를 증설했다. 이번 증설로 울산 공장 생산량은 기존 1200t에서 3700t으로 약 3배가량 늘었다.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성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특히 교체용 타이어(RE) 수요가 회복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생산 기업들의 제품 생산 속도가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타이어코드 판매 가격도 상승했다.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타이어코드 판매 가격은 15%가량 올랐다.

하반기에는 신차용 타이어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줄었던 신차 판매가 반도체 수급 개선으로 다시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타이어와 타이어코드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효성첨단소재의 실적 전망치도 가파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 전망치 컨센서스(평균)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의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3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428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1조3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은 10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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