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영철기자
체포 및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 현장 [파주경찰서 제공]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해외 파병 군인이나 외국에 거주하는 전문직 종사자를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거액을 받아 챙긴 외국인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로맨스 스캠' 사기 조직 총책 A(26·나이지리아) 씨와 인출책 공범 B(33·카메룬) 씨를 사기와 전기통신 금융사업법, 피해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해 전원 구속했다"라고 11일 밝혔다.
'로맨스 스캠'이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romance)'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scam)'이 합성된 단어로 신종 사기 수법이다.
A 씨 일당은 지난 6월부터 7월 사이 평택에서 거주하며 피해자 C 씨 등 5명으로부터 항공료, 휴가 신청 비용, 국제 택배 수취 비용 등의 명목으로 1억 50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와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도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인터넷 번역기에서 변환한 한국어로 SNS 계정을 통해 피해자들의 환심을 산 뒤 연인처럼 행세하며 금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들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메시지 [파주경찰서 제공]
피해자들은 모두 한국인으로 여성 4명과 남성 1명이며, 특히 40대 C 씨는 이미 '로맨스 스캠' 사기 피해를 당한 상태에서 피의자들이 "사죄 뜻으로 피해 금액을 현금으로 택배 상자에 넣어 보낼 테니 택배 운송료를 달라"는 말에 다시 속아 1200만 원을 보내기도 했다.
A 씨 일당 범행 수법은 ▲파병 미군 사칭 ▲우크라이나 파병 유엔 의사 사칭 ▲한국에서 태어난 미국인 사칭 ▲미국으로 입양돼 이란에 파병 중인 군의관 사칭 ▲독일 거주 한국인 사칭 등을 하며 계좌를 통해 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부당하게 챙긴 돈을 국제 택배로 아프리카로 보내거나 국내에서 구매한 중고 휴대폰을 아프리카 지역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B 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검거 현장에서 범행에 이용한 대포폰과 노트북 등과 함께 현금 및 미화 등을 압수하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경기북부=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