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잡고 몸값 '쓱' … 이제는 IPO 경쟁

SSG닷컴 합병 시너지확대 전략 … 기업가치 10兆 기대
마켓컬리·오아시스도 내년 상반기 상장 속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마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룹의 유통 플랫폼 역할을 하는 SSG닷컴의 증시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약 1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의 합병 시너지를 높이고 시장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몸값 10조 SSG닷컴

10일 e커머스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당초 2023년으로 예상됐던 증시 상장 추진 시점을 일년 이상 앞당겨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최근 복수의 증권사와 접촉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중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해 주요 증권사들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은 지난 2018년 해위 투자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블루런벤처스(BRV)로부터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5년 내 IPO 추진, 매출 10조원 달성 등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 달성까지 시간적 여유는 남아 있지만 지난 6월 신세계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면서 시너지 효과 확대 등을 이유로 IPO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SSG닷컴은 당일배송(쓱배송)과 새벽배송의 증가에 힙입어 2019년 8400억원이었던 매출이 이듬해 1조29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적자는 830억원에서 47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8000억원 규모에서 2조5000억원으로 일년 사이 3배 가량 성장했다. IB업계에서는 SSG닷컴의 기업가치가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새벽배송 3사 IPO 경쟁

SSG닷컴의 행보에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 등 경쟁사들의 IPO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그동안 추진하던 미국증시 상장 대신 국내 상장으로 선회하고,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현재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모델과 국내외 증시 상황 등 다양한 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국내 새벽배송 시장의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해외상장보단 하루 빨리 국내상장을 통해 몸집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부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 말~내년 초를 목포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꾸준한 투자 유치를 발판으로 물류센터 확충과 서비스 권역 확대 등 외형을 키워나가고 있다.

새벽배송 3사가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증시 입성을 노리면서 고객 및 시장 선점에 이어 이젠 몸값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쟁까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일년간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오프라인 마트와 달리 온라인, 그 중에서도 새벽배송은 고객 편의와 안전을 앞세워 급성장했고 최근엔 각사마다 배송지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며 "미국증시 상장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선 쿠팡이나 즉시배송 등을 앞세운 플랫폼들과 경쟁하려면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한 지금, 먼저 상장을 서둘러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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