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지난 5월8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故(고) 손정민씨 아버지 손현씨에게 카네이션 등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 씨 부친인 손현 씨가 경찰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열람했다고 밝혔다.
손 씨는 2일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했던 CCTV를 보러 경찰서에 갔다"며 "열람만 가능하다고 한다. 수사 중인 사건이라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손 씨는 지난달 29일 "최근 사건현장을 비추는 올림픽대로와 반포대교의 CCTV가 있고 그게 경찰 소관임을 알았다"며 "(CCTV 열람을) 요청했지만 당연히 안 보여주더라. 그래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손 씨는 열람한 CCTV 장면에 대해 "각도도 다르고 일반 모니터 화면으로는 어디인지 알기 쉽지 않았다"며 "(친구 A 씨가) 통화했다는 내용과 화면을 맞춰봤는데 정민이는 어디에도 없더라. (수사를) 계속 맡게 된 형사분들께 우리가 생각하는 의혹을 설명하고 부탁드리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손 씨는 정민 씨를 향한 그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너무 피곤해서 잠이 들었는데 정민이가 나왔다. 다 큰 모습이었다"라며 "정민이가 손을 꼭 잡아줬는데 그 촉감이 생생했다. 헤어져야 하는 상황을 감지하고 '정민아, 다음엔 꼭 얘기해줘' 외치다가 울면서 잠을 깼다"고 말했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마련된 故(고) 손정민씨 추모현장. / 사진=연합뉴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9일 정민 씨 사망 사고인 한강 대학생 변사사건에 대한 변사사건심의위원회(변심위)를 개최, 사건을 종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경찰은 정민 씨의 구체적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강력 7개 팀 35명의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수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A 씨나 제삼자의 범행으로 인해 정민 씨가 사망했다고 판단할 만한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강력 1개 팀이 변사자의 사망 전 최종 행적과 추가 증거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형사 1개 팀은 유족의 고소 건을 절차에 따라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민 씨 유족 측은 정민 씨 실종 당시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 씨를 지난달 23일 폭행치사·유기치사 등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손 씨는 당시 경찰의 내사 종결 결정에 대해 "수명이 단축되는 느낌"이라며 "믿어지지 않는다"라고 반발했다.
그는 블로그에 쓴 글에서 "(경찰로부터 사건이) 방금 종결 처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에상은 했어도 믿어지지 않는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담당 계장님께 전화해 상세 내용을 물었지만, 경찰이 위원회에 설명한 것은 지난달 중간보고 수준의 내용인 것 같았다"며 "그 이후 진전상황이 없는 것 같았다. 집에 온 뒤 표결내용이나 민간위원의 질문 등이 무엇인지 물었지만, 얘길 해주시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