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잇딴 해외ATM 카드 인출 제한…'가상화폐 환치기 우려'

우리카드, 다음 달부터 해외 ATM 예금인출한도 신설
앞서 신한·하나·농협카드도 인출 한도 제한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카드사들이 해외 현금자동인출기(ATM) 인출 한도를 잇따라 규제하고 나섰다. 해외 ATM을 이용한 예금인출이 급증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상화폐로 인한 불법 환치기 거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다음달 1일부터 해외 ATM 예금인출 한도를 신설한다. 1인당 월 최대 5000만원까지 해외 ATM에서 인출가능하다. 현재는 카드당 월 최대 2000만원까지 해외 이용거래가 가능해 체크카드를 여러 개 보유하면 거액 인출도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한도 신설로 체크카드 당 해외 이용 거래 한도는 기존과 동일하지만, 해외에서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이 1인당 월 최대 5000만원으로 제한되는 것이다.

앞서 업계 1위인 신한카드 역시 이달부터 체크카드의 해외 ATM 한도가 새로 적용됐다. 1인당 월 최대 5만달러다. 우리카드와 마찬가지로 체크카드 해외 거래 한도는 카드 당 2만달러로 동일하지만, 해외에서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이 1인당 월 최대 5만달러로 제한된다.

하나카드와 NH농협카드도 올해 들어 해외 인출 한도를 축소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4월 말부터 체크카드의 해외 ATM 인출 한도를 카드 1장당 월 1만달러에서 이용자 1인당 월 1만달러로 강화했다. NH농협카드는 체크카드 1장당 월 2만달러였던 인출 한도를 1만달러로 줄였다.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의 경우 이전부터 이용자 기준으로 해외 ATM 이용한도를 설정해 운영해왔다. 1인당 월 최대 2000만원으로 이미 낮은 한도로 운영해왔다는 설명이다. 삼성카드는 카드당 월 최대 3000만원까지 인출 가능하지만 추가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해외 ATM 인출 한도를 강화하는 것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해외 ATM 인출이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가상화폐 가격 차를 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김치 프리미엄' 차익을 얻으려는 불법 외환거래, 속칭 환치기로 해외에서 가상화폐를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서 ATM 예금 인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카드사들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규정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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