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본격 진입…세계 1분기 반도체 매출 역대 최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올해 1분기(1~3월) 세계 반도체 매출이 직전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었던 2018년 3분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발표한 통계 이래 사상 최대로,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다.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에 본격적으로 진입하자 글로벌 업체들은 생산 확대와 함께 투자 시점을 앞당기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3일 SIA에 따르면 1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 규모는 1231억달러(약 137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SIA는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 데이터를 인용, 미국 반도체 업계 98%와 미국 외 다른 국가의 반도체 기업 3분의 2가량이 포함된 매출 규모를 매달 발표한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018년 3분기 매출 규모인 1227억달러를 넘어섰다. 2018년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정점이었던 시기다. SIA가 내놓은 수치에 따르면 3개월 이동평균 매출은 2018년 3분기 409억1000만달러로, 올해 1분기에 이를 넘어선 41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존 뉴퍼 SIA 회장은 "세계 반도체 매출이 올해 1분기 중 강세를 지속해왔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도 올해 1분기 중국,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일본, 미국, 유럽 등 전 지역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반도체 매출 증가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폭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반도체가 투입되는 제품이 빠르게 늘어나는 데다 수요가 공급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가격 상승도 매출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품귀 현상이 2023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당분간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가격 상승세는 또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인 DDR4 8Gb의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3.8달러로 전월대비 26.67% 증가했다. 가격 상승 폭은 반도체 장기호황기였던 2017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2.85달러에서 넉달만에 1달러 가량 오른 것이다.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4~9월 중 이 제품 가격이 8달러를 넘어섰던 점을 감안하면 가격 상승에 따라 향후 매출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당시 가격이 급등했던 경험을 토대로 학습효과가 발생해 반도체 가격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반도체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에 발맞춰 SK하이닉스와 대만 TSMC 등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투자를 앞당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투자분의 일부를 올해 하반기로 앞당겨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TSMC도 지난달 향후 3년간의 설비 투자 규모는 1000억달러로 그대로 두되 올해 투자 규모를 28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데이터 조사기관 스태티스타가 예상한 올해 세계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대비 14.6% 증가한 1250억달러로,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도 이르면 이달 중 반도체 투자 규모를 확정,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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