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제한속도 50㎞' 첫 출퇴근 경험한 시민들 '안전 우선' vs '유명무실'

운전자, 비효율적 속도 지적
보행자, 안전문화 정착 기대

전국 도로의 제한 속도를 낮추는 '안전속도 5030'이 시행 이틀째인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각사거리에 안전속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단속이 없는 곳에서는 시속 50㎞ 속도 지키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도로 사정이 제각기 다른데 일률적으로 모든 도심 도로의 속도를 제한하는 것은 문제다"(택시기사 서호명씨)

"아이가 크고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골목길 안전이 늘 걱정된다.불법 주차된 차량도 많은 골목길에서 속도를 내는 차들이 많아 속도 제한은 필요하다"(5살 아들을 키우는 최미희씨)

도심 내 일반도로의 차량 속도가 시속 50㎞로 제한된 이후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나친 규제로 교통체증을 야기할 것이라는 불만이 나오는 반면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9일 첫 출퇴근을 경험한 운전자들은 비효율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경기도 일산에서 회사가 있는 서울 종로로 출퇴근하는 시민 A씨는 "광화문 등 주요 도로 공사 탓에 안그래도 교통체증이 심했는데 속도 제한으로 10~20분은 더 걸린듯 하다"며 "안전을 생각해야할 필요는 있지만 50㎞는 지나치게 낮은 속도"라고 지적했다. 단속 카메라가 없는 곳에선 유명무실하다거나 범칙금과 벌점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지난 17일부터 전국에서 시행됨에 따라 도심 일반도로의 차량 제한속도는 시속 50㎞, 어린이 보호구역과 주택가 이면도로는 시속 30km 이하로 조정된다. 다만 교통 소통상 필요한 경우는 시속 60㎞까지 허용된다. 속도위반 시 제한속도 20㎞ 이내 초과는 범칙금 3만원(과태료 4만원), 20~40㎞ 초과 시는 범칙금 6만원과 벌점 15점(과태료 7만원)이 부과된다.

보행자, 그중에서도 고령자와 임산부,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 사이에서는 찬성이 많다. 종로구에 거주하는 70대 B씨는 "60km도 지키지 않고 횡단보도에서 급정거하거나 급출발하는 차량이 많아 사고 위험이 높았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운전문화가 바뀌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전속도 5030 정책은 실제 2017년 부산 영도구, 서울 사대문 등에서 시범 운영되며 실제 적용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시범운영 결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정책 시행 이후 2020년 전체 사고 건수는 1만2091건으로 2019년 1만3250건 대비 8.7% 감소했다. 보행 중 사망자 수도 2019년 71명에서 2020년 47명으로 33.8%나 줄었다. 충청북도도 이 정책을 청주 도심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기대만큼의 효과를 얻었다.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약 8개월간 시범운영 기간동안 교통사고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5%(131건→95건)나 감소했으며, 교통사고 역시 66.7%(18건→6건) 감소했다. 사망사고는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도심 속도 제한으로 인한 목적지 도착 지연은 실제로는 전체 평균보다 약 2분 늦어지는 결과가 나와 큰 차이가 없었다"며 "급출발, 급가속, 급정지 등 3급 운전이 몸에 밴 운전 문화에 있어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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