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미군 주둔연장에 반발...'평화협상 참석 않을 것'

"탈레반 승리" 강조하며 철군합의 이행 촉구
아프간 정부, 탈레반 공세에 금방 무너질 우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아프간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탈레반이 미국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9월11일까지 철군시킨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기존 철군합의를 어기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철군합의를 지킬 때까지 어떠한 평화회담에도 참석치 않겠다면서 미군의 철군을 종용했다. 아프간 정부는 충분한 방어능력이 있다며 미군의 철수 의지를 존중한다 밝혔지만 미군이 완전히 철군하면 곧 탈레반의 공세에 무너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 주둔 미군이 9월11일까지 철군한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철군시한 약속을 어기려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한 평화협정에 따라 5월1일 철군시한을 미군이 지켜야한다고 강조해왔다.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트럼프 정부와 타결한 합의 내용을 지키라고 미국 측에 촉구했다. 무자히드는 "만약 이 합의에 전념한다면 남은 문제도 풀릴 것이지만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문제들이 분명히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평화협상 보이콧 의사도 밝혔다. 탈레반의 또다른 대변인인 모하마드 나임은 "우리 고국에서 모든 외국군이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아프간에 대한 결정을 내릴 어떤 콘퍼런스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4일 터키에서 개최될 예정인 아프간 평화회담에도 대표를 보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BBC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 내부에서는 미군이 패배하고 자신들이 승리했다면서 아프간 정부로부터 정권을 이양받을 준비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탈레반이 아프간 영토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라 탈레반이 지배중인 영토에서는 아프간 정부의 지방관료, 공무원들도 탈레반에 협조적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날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뜻을 존중한다"며 "미군이 떠나더라도 아프간 정부군엔 충분한 방어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미군과 국제연합군이 완전히 철수하면 탈레반의 대공세에 아프간 정부군은 금방 무너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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