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넘치는 인텔 '6~9개월내 차량용 반도체 생산'

美 반도체 부족 사태 해결 선언
향후 반도체 산업 재편 주도 포석
갤싱어 CEO 취임 후 200억달러 투자 결정
외부 파운드리 생산 선언도
"전세계 반도체 미국 생산 비중 30% 이상으로 올리자" 주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공급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제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앞서 반도체 생산 공장 투자 발표에 이어 이번에는 전 세계 반도체의 3분의 1을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는 등 반도체 부족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과감한 전략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경쟁업체의 약진과 대형 고객 애플의 이탈, 첨단 미세 공정 경쟁에서 삼성전자와 대만 TSMC에 뒤졌던 인텔이 미국 반도체 산업 재편을 주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갤싱어 CEO는 12일(현지시간) 한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6~9개월 이내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위해 차량용 반도체 설계업체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반도체 설계는 물론 제조까지 할 수 있는 종합반도체 업체다. 인텔은 주로 PC, 서버용 칩을 생산하지만 이보다 수준이 낮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는 "우리는 핵심 공급업체들과 전환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해 이미 공정 전환 작업이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이는 기존의 인텔 반도체 제조설비를 차량용 반도체로 전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도체 전문가 갤싱어 CEO는 최근 인텔에 복귀하면서 실추된 인텔의 업계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함과 동시에 위기에 처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까지 해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미세 공정에서 뒤처진 인텔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제조를 대만 TSMC나 삼성전자에 맡기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갤싱어 CEO의 취임 후 상황이 달라졌다. 인텔은 200억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외부 고객의 위탁생산 주문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자신들이 생산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이는 AMD, 애플 등이 자체 설계한 반도체를 외부에서 제조해 온 것과 확연히 다른 입장이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반도체 투자 의지에도 부합한다.

갤싱어는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미국에서 전 세계 반도체의 3분의 1을 생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 기업의 반도체 점유율이 여전히 50%에 육박하지만, 설계에만 주력하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생산은 해외 기업에 맡긴 탓이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미국이 설계한 반도체도 제때 공급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또 반도체 제조는 물론 연구·개발 확대를 통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지식재산권을 미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텔은 이날 예상 못했던 일격도 당했다. 인텔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던 엔비디아가 이날 서버용 칩을 발표하면서 인텔 주가는 4%나 추락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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