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재등록 까다롭게 만든다…'무분별한 이탈·재진입 막을 것'(종합)

폐업한 대부업자 재등록 제한 1년→3년
인적자본·약관 변경 신고의무 조항 신설
지자체 소속 소형 대부업체 줄어들 전망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대부업자가 폐업 후 재등록할 수 있는 제한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상향하고, 인적 요건 강화와 약관 공시의무 처벌 규정까지 신설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재등록 제한 기간 늘리고, 인적 자본 규정하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폐업한 대부업자의 재등록 제한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게 골자다. 대부업자와 중개업자의 무분별한 재진입을 막기 위해서다. 그간 일부 대부업체는 대출채권을 대거 사들인 뒤 폐업해 민법상 채권자로 활동해왔다. 채권추심업자는 최소 20명의 상시인력을 고용해야 하는데, 민법상 채권자도 추심업무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해 금융당국의 규제를 피하는 꼼수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러한 우회 영업이 어려워진다.

그간 대부업 재등록 기간 상향은 당국에서도 꾸준히 논의된 사안이다. 2017년 금융위원회는 ‘대부업 감독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재등록 금지 기간을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무산된 바 있다. 해당 법안 역시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임기 만료로 자동폐기 됐었다.

등록요건도 강화된다. 현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회적 신용’만 갖추면 누구나 대부업자로 일할 수 있다. 금융관련법을 위반해 형사처벌을 받거나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력만 없으면 된다. 개정안은 사회적 신용을 ‘인력 및 사회적 신용’으로 변경한다.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는 대부업체가 시장에 진입할 때 특정 인적자원을 보유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규제 느슨했던 영세 대부업체, 개정안 통과로 줄어들까

대통령령이 요구하는 인적 자원의 정도에 따라 법을 못 지키는 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업력이 좋은 대형업체는 개정안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별도의 자본금 구분을 두지 않고 보호감시인 등을 선임하는 수준으로 확대되면 지방의 영세한 대부업체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대부업체는 10164개에 달한다. 이중 1311개가 금융위에 등록된 업체로 채권추심 종사, 자산 100억 초과, 2개 이상 시·도에서 영업 등에 해당하는 경우다. 나머지 8853개는 지방자치단체 소속으로 소액의 자본금과 현장 사무실만 갖춘 상황이다. 해당 개정안으로 업계가 빠르게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외에도 대부업자가 약관과 제정을 수정하면 10일 이내에 금융위에 보고하는 의무도 부여된다. 금융이용자의 권리나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은 변경 전에 미리 신고해야 한다. 신고된 내용은 금융위를 거쳐 공정거래위원회에까지 통보된다. 만약 자체적으로 제정한 약관이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금융위원회는 조항을 변경하라고 명령할 수 있다. 해당 규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시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된다.

대부업 법정협회인 한국대부금융협회의 지위도 강화된다. 건전한 거래질서 확립·불공정한 약관 통용 방지를 위해 협회로 하여금 표준약관을 제정 또는 변경할 수 있는 방안이 담기면서다. 협회가 자체적으로 제정한 약관에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유 의원은 "대부시장은 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금리 자금을 대출하는 곳"이라면서 “현행법상 낮은 규제 수준으로 대부중개업자의 무분별한 이탈·재등록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비점을 보완해 대부시장 진입 규제를 강화하고 감독체계의 실효성을 확보하겠다"고 피력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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