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중국이 인도와 주요 국경분쟁지역인 판공호 일대의 철군을 완료하자마자 올해 브릭스(BRICS) 의장국으로 정상회담 개최가 예정된 인도를 적극 지원한다 밝히면서 양국 관계개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브릭스 정상회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을 나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중국의 대 인도 투자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적극적인 화해 제스처를 펴는 것은 미국 주도 대중국 견제 안보협력체인 쿼드(Quad)를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도 힌두스탄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중국정부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5개국으로 구성된 브릭스의 2021년도 의장국인 인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왕웬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중국은 인도가 브릭스 정상회담을 주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경제, 정치 및 인적교류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 강조했다. 힌두스탄타임스는 "이번 브릭스 정상회담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참석해 모디 총리와 회담을 나눌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중국정부가 확답은 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앞서 전날 양국군은 주요 국경분쟁 지역인 라다크 판공호 일대에서 철군을 완료했다고 발표한 이후 관계개선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인도정부도 이날 그동안 보류해왔던 중국의 투자제안들도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앞서 중국 자동차회사인 창청자동차와 상하이자동차 그룹 등이 제안한 투자계획 45건이 인도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국경분쟁이 일단락되자마자 인도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는 것은 미국 주도 대중국 견제 안보협력체인 쿼드를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날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쿼드에 필수적인 모멘텀과 중요한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며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중국지역에서 인권이 침해되거나 홍콩의 자율성이 짓밟힐 때 우리는 우리의 민주적 가치를 계속 옹호할 것"이라며 쿼드를 언급하면서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쿼드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목표로 창설한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협의체로 중국은 쿼드 체제로 인한 아시아 태평양 내 외교적 고립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반중노선 강화보다는 전통적인 중립·실리적 외교노선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0.3%를 기록했다. 장기간에 걸친 코로나19 봉쇄조치로 경제난이 가중됐고 대중 무역 의존도가 높은 상태에서 반중노선만을 고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돼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