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서울시민 '온라인' 소비 택했다…온라인 18%↑·오프라인 7%↓

신용카드 빅데이터로 서울시민 소비·서울소재 상점매출액 분석
온라인 소비는 비대면 대세 속 증가…"오프라인 소비 대체재 아닌 새 채널로"
50대서 온라인 소비 가장 큰 폭 늘어…60·70대도 가세
오프라인 상점매출 9조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1일 서울 을지로 지하상가 휴게공간이 폐쇄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지난해 서울시민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50대의 온라인 소비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20% 이상 급증했고 70대 이상 고령층도 온라인 소비에 가세하면서 온라인 소비가 눈에 띄는 강세를 지속했다.

반면 오프라인 상점매출은 재난지원금 지급 등 정부의 각종 부양책에도 지난 한해 전년 대비 9조원 감소했다. 한식업, 기타요식업이 받은 충격이 컸고 학원과 의류업도 타격을 입었다. 산발적인 집단감염으로 코로나 재확산 위기감이 여전한 가운데 올해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지원이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서울시가 신한카드 사용자의 소비액 등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시민의 지난해 온라인거래, 결제대행, 홈쇼핑 등을 통한 온라인 소비는 18.4%(3조9000억원) 증가한 반면 오프라인 소비는 7.5%(7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는 코로나19 1차 유행기인 3월 이후 나타나기 시작해 시간이 지날 수록 두드러졌다.

3월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고 오프라인 매출은 24.8% 줄어들었다. 4~5월 온라인 매출 증가폭은 9%대로 확대됐고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8월부터는 줄곧 20%를 크게 웃돌았다. 서울시는 "코로나19로 소비활동이 크게 위축된 3월 이후 오프라인 소비는 줄어든 반면 온라인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면서 "오프라인 소비의 변화와 관계없이 온라인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새로운 소비 채널이 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와 40대에서 오프라인 소비액이 2조원 이상 가장 크게 감소했으나 온라인 소비액은 1조원 이상 늘면서 온라인 소비를 주도했다. 특히 50대의 온라인 소비는 증가폭은 전년 대비 22.3%로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큰 폭을 기록했고, 20~40대에 비해 온라인 소비 비중이 적었던 7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온라인 소비는 17% 이상 증가했다.

다만 온라인 소비의 눈에 띄는 증가 추세에도 지난해 서울시민이 카드 소비액은 전년 대비 2.9% 줄어든 116조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1차 유행기인 3월 2조원이 줄어든데 이어 4월에는 8600억원, 12월에는 9600억원에 감소했다.

카드 소비액이 가장 크게 줄어든 업종은 한식업으로 1조6000억원(16.5%) 감소했고 이어 항공, 기타유통, 기타요식, 주유소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외부활동이 줄어들며 외출과 관련된 요식업과 여행 및 교통관련 업종들에 대한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여행사, 항공, 면세점 등 여행 관련 3개 업종은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며 전년대비 각각 83.7%, 73.4%, 69.7% 감소율을 보였다.

이는 서울시 상점매출액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지난해 서울시 상점매출액은 전년 대비 9조원 줄어든 91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말~6월 초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이어지면서 매출이 반짝 증가하기는 했으나 추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신한카드사 가맹점 매출액을 바탕으로 추정된 서울 소재 62개 업종의 상점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다.

업종별로는 한식업에서 2조5900억원(18.2%)의 매출이 감소했다. 이어 기타요식, 학원, 의복과 의류업의 매출 감소폭이 컸다. 매출 감소율로 보면 면세점의 매출액이 82.4% 감소해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고 여행사, 종합레저시설, 유흥주점, 기타유흥업소 등의 매출액이 50% 이상 급감했다. 행정동별로는 역삼1동, 서교동, 신촌동 등 3개 행정동에서 3000억원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명동, 삼성1동, 종로1·2·3·4가동, 잠실3동, 소공동에서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감소해 상업업무지역에서 매출액 감소가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세 번의 유행시기가 연중 매출액 증가 시기와 겹치며, 소상공인들의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됐다"며 "데이터분석결과 지역·업종에 따라 피해 정도가 다르고 온라인 거래가 새로운 소비채널로 자리 잡아가는 등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시 정책도 데이터에 근거해 더욱 세밀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