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공유제, 상생기금 조성 방식으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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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양극화 극복을 위해 추진되는 이익공유제가 자발적인 기부와 정부 운용기금 중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상생기금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24일 정치권과 정부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포스트코로나 불평등 해소 태스크포스(TF)는 양경숙 의원을 중심으로 재난 극복을 위한 상생협력기금 또는 사회연대기금을 설치하는 내용의 법 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당의 논의를 먼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섣불리 의견을 먼저 제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 TF는 기금의 재원을 정부가 일부 출연하되 민간의 자발적인 기부로 상당 부분을 충당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기금 조성안을 마련 중이다. 정부 출연분으로는 쌓여 있는 여유 기금이나 공적자금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TF는 현재 중앙부처가 관리하는 67개 기금 중 약 219조원(2019년 결산 기준)의 여유 자금을 일부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쓰인 공적자금 중 아직 회수되지 않은 자금을 회수해 활용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IMF 당시 금융업계에 168조7000억원이 지원됐는데, 현재까지 약 52조원이 회수되지 않은 상태다. 이외에 부담금이나 한국은행이 보유한 잉여금 등도 재원으로 일부 활용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민간의 자발적인 기부를 유도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세제 혜택이 유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금 선례로 언급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경우 출연금의 10%를 법인세액에서 공제하는 혜택을 주고 있는데, TF의 제정안은 좀 더 '확실한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적어도 10%보다는 높게 공제 비율을 설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TF 회의에서 공유된 중소벤처기업부의 '협력이익공유제 개념 및 국내 사례' 문건에는 출연금의 법인세 공제비율을 20%로 대폭 높이는 방안이 세제 혜택 예시로 담겨있다.

이렇게 마련된 기금은 특별재난 구호비, 정부 제한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한 임대료 지원, 코로나19로 심각한 피해를 본 지역 또는 업계의 고용 지원, 의료진 지원 등에 사용하도록 규정할 방침이다. 민관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력기구를 별도로 만들어 기금을 조성하고 집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은 기금 조성 외의 이익공유제 방법론으로 플랫폼 기업들의 수수료 인하, 코로나19 불평등 해소를 목적으로 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활성화 등을 병행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 조성을 위한 목적세 신설 논의는 현재로선 후순위로 밀려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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