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금호 명맥 지키기 위해 금호리조트 인수했다'

금호리조트 인수, 명분·실리 다 잡았다는 평가
아시아나CC, 매년 안정적 현금 확보 가능
1분기도 호실적 전망…공급 과잉 국면 대응 마련해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금호 명맥을 지키기 위해 금호리조트 인수전에 참여했습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회사 금호리조트를 인수하며 금호가(家) 명맥 잇기에 사활을 걸었다.

박 회장은 21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인수하지 않으면 대한항공이나 제3자에게 넘어간다"며 "이익창출 뿐만 아니라 금호 명맥을 잇는다는 명분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였던 금호타이어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박 회장이 이번 인수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리조트는 박찬구 회장의 형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했던 곳이다. 박찬구 회장은 2000년대 중반 박삼구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형제의 난’을 겪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냉각되며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박삼구 회장)과 금호석화그룹(박찬구 회장)으로 계열을 분리했다.

이후 박찬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거리를 유지해왔다. 2017년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였던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때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석화의 인수전 참여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다만 금호석화는 매번 사업 전략과 맞지 않아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혀왔다.

재계 관계자는 "두 사람 간 갈등이 있었지만 금호그룹과 금호석화 그룹은 아시아나리조트를 함께 썼다"며 "집안이 함께 이용하던 곳이라 양쪽 모두에게 의미가 커 박찬구 회장 입장에서 제3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를 두고 박 회장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호리조트의 핵심 사업은 아시아나CC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골프장이 호황을 맞으며 안정적인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으로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지난해 NB라텍스 원료를 수출하면서 이익을 냈다"며 "국내외 수요가 급증하면서 혜택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월 이후부터 중국 경쟁 제품이 많이 공급되면 시황이 주춤할 수 있지만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경쟁사 보다 실적은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경영 목표는 1분기 말 구체적으로 설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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