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호텔형 임대주택 찬양 낯뜨거워…세금만 축내는 나쁜정책'

관광호텔 리모델링 '안암생활'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지난 7월2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한국공공외교학회 창립학술회의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호텔을 개조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국민 세금을 축내는 나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암생활을 찬양해선 곤란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가능하면 침묵하려다 일부 찬양의 수준이 낯 뜨거워 굳이 평가하게 됐다"라고 이같이 밝혔다.

먼저 조 교수는 "물론 122명의 청년이 리모델링된 공동주택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거주하게 된 사실 자체를 비판하는 게 아니다. 혜택을 받은 사람을 그렇지 못한 사람이 부러워하다 못해 질투하는 게 현실이니 그 정도면 훌륭한 시설이라 결과 자체는 칭찬하고 싶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안암생활은 중앙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해 국민 세금 축내는 나쁜 정책으로 평가하고 싶다"며 "좋은 정책은 투입 대비 산출이 효과적이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소규모의 공동주택 관리비용은 더 많이 들 것"이라며 "주변 시세 절반도 안 되는 월세를 받으며 LH공사의 자회사가 관리한다면 지속적으로 공금이 투입되어야 유지가 된다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호텔형 임대주택' 정책은 정부가 내세우는 핵심가치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그 혜택은 특정 지역의 극소수에게만 돌아간다. 현 정부가 입만 열면 말하는 공정의 가치에도 어긋난다"며 "다른 지역에서 두 배의 액수를 내며 원룸에 사는 청년과의 불공정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조 교수는 정부가 나서서 공급한다는 점 역시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을 정부가 하는 건 세금 낭비"라면서 "정부가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이유는 시장에서 민간의 횡포를 막는 견제작용을 하기 위해서이지, 공산주의가 아닌 한 100%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더 나은 복지, 더 나은 삶을 위해 국민 세금 쓰는 것 찬성한다. 하지만 효율적으로 쓰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암생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학생·청년의 주거 안정을 위해 역세권·대학가 인근에 청년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맞춤형 공유주택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안암생활은 LH가 사회적기업 아이부키와 협력해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조성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장기 공실인 관광호텔을 리모델링해 지어졌으며 총 122실로, 복층형 56실과 일반형 66실(장애인 2실 포함) 원룸과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로 구성됐다. 임대료는 시세의 50%인 보증금 100만 원, 월세 27만~35만 원이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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