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는 됐고, 백신접종 시작해'…푸틴 한마디에 러 다음주 접종 개시

내주 200만회분 풀어…의료진과 교사 우선 접종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시로 러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다음주부터 시작된다. 푸틴 대통령이 의사와 교사를 우선 접종 대상자로 지목함에 따라 다음주 200만명이 러시아 자체 제작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를 접종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화상회의로 진행된 국방부 산하 의료센터 개소식에서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에게 "다음주에 나에게 보고할 필요 없이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 200만회분이 이미 생산된 사실을 언급하며 "일반 접종은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대규모로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접종 대상은 위험군은 의사와 교사가 꼽혔다.

이번에 접종하는 백신은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이다. 이 백신은 3단계 임상시험 끝에 승인받는 백신 개발 절차를 깨고 2단계 임상시험을 마친 뒤 곧바로 승인됐다. 이후 러시아는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3단계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러시아 정부는 스푸트니크V 3단계 임상시험에서 95%의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제조회사인 모더나나 화이자의 백신과 비슷한 성능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백신 승인을 서둘렀으며, 임상시험 대상 역시 적다는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는 이미 10만명에게 백신을 투약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마하일 무라시코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수집된 데이터는 이 백신이 강력한 항체 면역 반응을 보였다"면서 "스푸트니크V는 가능한 러시아 모든 지역에서 대량 접종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대통령궁은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러시아 시민이 우선 접종 대상이라는 점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러시아 시민이 절대적인 우선권을 갖고 있다"면서 "러시아에서 생산된 백신은 러시아 국민을 접종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스푸트니크V 외에도 제2의 백신이 승인됐으며, 제3의 백신 역시 개발중이다. 러시아는 내년에 러시아 바깥에서 5억명 분량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40개국 승인을 요청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