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윙 기획자들 '윙, 기존 스마트폰 '부정'하는 것에서 시작'

작년 5월부터 프로젝트 시작…내부 설득에도 시간 걸려
"지하철에서 멀티태스킹 답답해하는 모습 보며 확신"
피처폰 들여다보며 폼팩터 고민…"제품화는 실행에 달려"

LG전자 MC사업본부 상품기획담당 홍신태 책임과 지훈준 책임이 LG 윙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LG 윙 프로젝트는 기존 스마트폰을 부정하고 틀을 깨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직사각형 모양 일색인 스마트폰을 '부정'하는 것에서 시작해 1년 6개월 만에 화면을 돌리는 스마트폰 'LG 윙'이 탄생했다. 스마트폰의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LG전자의 시도다.

LG 윙 상품기획자인 지훈준ㆍ홍신태 LG전자 MC사업본부 상품기획담당 책임은 5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기존 스마트폰은 디자인이나 스펙이 엇비슷해 고착화되어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그것을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소비자 반응과 마찬가지로 초기엔 내부에서도 '왜 돌리는지' 설득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여론도 공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돌리는 것 보며 '확신'

LG 윙은 6.8인치 메인 스크린을 가로로 돌리면 아래에 3.9인치 세컨드 스크린이 등장해 멀티 태스킹이 가능한 스마트폰이다. 홍 책임은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윙'이 필요한 제품이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지하철에서 게임 두 개를 플레이하면서 친구에게 받은 메시지에 답장하려고 스마트폰을 세로로 돌리면서 투덜거리다가 게임할 때 다시 폰을 가로로 바꿔잡는 대학생을 보면서 카톡ㆍ문자 메시지가 세컨드 스크린에 뜨면 불평을 줄일 수 있겠다는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LG 윙 공개 직후 'LG가 미쳤다' 등 날선 반응들이 쏟아졌는데 이에 대해 홍 책임은 "소비자 조사에서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었는데 두루뭉술하게 '좋다'는 반응이 많은 것 보다 오히려 욕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될 것 같다'는 촉이 왔다"고 얘기했다.

상품기획자들은 LG 윙 개발 초기 단계에 과거 피처폰들을 꺼내보기도 했다. 홍 책임은 "스마트폰이 대세가 된 이후 운영체제(OS)에 맞게 제작하느라 폼팩터를 바꾸지 못했는데 오히려 과거에 더 재밌는 제품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지 책임은 "한번쯤 나올 법한 아이디어라도 제품으로 탄생하느냐는 결국 실행에 옮기느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동영상'으로 소통하는 Z세대 겨냥한 '윙'

LG 윙은 돌리는 폼팩터의 특징을 동영상과 연결했다. 보고, 찍고, 공유하는 데 최적화되도록 만들어졌다. 흔들림을 최소화해주는 '짐벌' 기능이 들어간 이유이기도 하다.

지 책임은 "요즘 젊은 세대를 설명하는 키워드가 '관종'이고 이들은 영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영상을 보면서도 다양한 작업을 동에 해낸다"고 말했다. 홍 책임은 "가로로 누운 화면으로 동영상 보면서 커뮤니케이션 가능하게, 동시에 잡고 촬영하기 편한 폼팩터 장점을 살렸다"며 "짐벌처럼 효과를 내는 기능을 고민하다가 아예 똑같이 다 넣어버렸다"고 설명했다.

듀얼스크린 폰보다 유용하고 가볍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였다. 지 책임은 "윙처럼 디자인 프로토타이핑을 많이 만들어냈던 제품은 없었다"며 "프로토타입의 무게가 300g이 넘었는데 정말 많이 깎아냈다"고 강조했다.

지 책임은 "펀치홀이나 노치 없이 몰입감을 주기 위해 전면 카메라를 팝업 형태로 탑재했는데 두께가 관건이었다"며 "10.9mm라는 두께를 유지하면서 카메라를 잘 담아낼 방법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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