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 교정효과, 인공지능이 예측한다

예측 프로그램의 개략도다. 교정을 원하는 염기서열을 넣으면 두 가지 예측모델이 각각 염기교정 효율과 가능한 교정결과들의 빈도를 수치화 한다. 이후 두 모델을 결합해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만들 수 있는 모든 결과물들에 대한 예측을 수행한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유전자의 염기를 가위로 잘라내 교정하는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염기의 위치별 효율과 결과물 데이터를 딥러닝해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을 추리거나 다양한 염기 교정의 결과물을 예측하는 AI다.

김형범 한국연구재단 교수의 연구팀은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효율을 측정하고 교정결과까지 예측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바이오 테크놀로지에 실렸다.

인간 점돌연변이 질환에 대한 염기교정 유전자가위 효율을 예측한 결과표다. 예측 프로그램은 진한 빨간 부분(효율 5% 이상, 염기교정 범위 내 2개 이상 A 혹은 C)에 대한 질환에 대한 사용 가능성을 제시, 옅은 파랑(효율 5% 미만, 염기교정 범위 내 단일 A 혹은 C)에 해당하는 질환에는 사용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함으로써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대상 질환에 대한 1차적인 선별을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유전질환의 원인이자, 유전자 돌연변이인 '점 돌연변이'에 대한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특정 염기를 바꿔 점 돌연번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일정 염기서열 내 같은 종류의 염기가 여럿 존재할 경우 원하지 않는 염기를 편집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위치별 편집빈도를 예측해 안전한 유전자가위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다양한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를 만들고 각각의 효율과 결과물의 빈도에 대한 빅데이터를 확보해 딥러닝으로 분석한 염기교정 결과예측 AI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AI는 2만3479개의 점돌연변이 질환 가운데 유전자가위의 치료 효율이 높은 3058개 질환을 추려냈다. 이 질환들은 낭포성 섬유증 등 표적염기가 1개이면서 5%이상 높은 효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동일 염기(아데닌 또는 시토신)가 2개 이상이 같은 범위에 있어 원하지 않는 위치에 편집할 수 있는 질환 1만9505개 중 5% 이상의 효율과 다른 염기의 변이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질환 4274개도 찾아냈다. 선별된 유전질환들은 표적염기가 2개 이상으로 추가적인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유전자가위의 활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던 질환들이다.

김형범 IBS 나노의학연구단 연구위원

연구팀 측은 "활성 예측 모델의 경우 실제 실험 결과 값과 인공지능이 제시한 예측 값의 상관관계가 0.69~0.79 수렴되는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며 "결과 예측 모델의 경우 예측 값의 상관관계가 0.91~0.93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상관관계 값이 1에 가까울 수로 보다 큰 정확도와 신뢰도를 보여준다. 연구팀은 인간유도만능줄기세포를 통해 AI의 결과값을 확인하기도 했다.

연구팀 측은 "연구자들이 1차적으로 선별된 유전자가위와 질환 정보를 통해 연구의 방향이나 전략 등을 세우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AI를 활용해 선별된 유전자가위를 동물모델 치료에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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