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윤기자
이정윤기자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정윤 기자] “한번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는데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의 최초 개설자 '갓갓' 문형욱(24)씨의 신상정보가 13일 공개된 가운데 그와 학창시절을 함께 한 동창생들은 “당시 모습만 보면 (문씨가) 갓갓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문씨의 중·고교 동창들에 따르면 문씨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다투거나 누군가에게 화 한번 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온순한 성격이었다. 초중고교 등 학창시절을 모두 경기도에서 보낸 문씨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학생’이었다. 이런 이유로 문씨가 끔찍한 성범죄를 저지른 ‘갓갓’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동창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문씨의 고등학교 동창 A씨는 “학창시절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고 교우관계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는데 무엇이 그를 끔찍한 범죄자로 만들었는지 저도 궁금할 따름”이라면서 “성인이 된 이후 동네에서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 확실히 예전보다 어두워진 느낌은 있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문씨는 비행, 일탈행위와는 거리가 먼 학생이었다고 한다. 친구가 그리 많진 않았지만 반 아이들과도 적당히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남들이 하는 만큼 공부도 곧잘 했다. 친구들 눈에 비친 그는 ‘반마다 한 명씩 있는’ 조용하고 소심한 학생이었다.
문씨의 중학교 동창 B씨는 "(문씨는)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친구가 한두 명에 불과할 정도로 소심한 면도 있었다"면서 "선생님께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조용히 학교생활을 하던 친구가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소식에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고교시절 문씨는 공부에도 힘쓰고 교우관계에서도 중학교 때보단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도 그의 학창 시절은 평범했다는 게 주변 친구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고교 2학년부터 문씨와 같은 반이었다는 C씨는 "공부도 적당히 했던 것 같고 인간관계도 나쁘지 않았다"면서 "게임이야기를 함께 하던 그가 갓갓이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또 다른 동창생 D씨는 "그냥 평범한 친구로 기억한다"면서 "특별한 행동을 하거나 이상한 부분도 일절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문씨에 대해 설명했다.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가 포함된 성착취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문씨는 지난 9일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에서 소환 조사를 받던 중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자백했다. 경찰은 문씨를 긴급체포하고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곽형섭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다음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아동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문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곽 부장판사는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문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그의 이름과 나이 등을 공개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