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애리기자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는 최근 한 대기업으로부터 '0원 택시'를 제안받고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논의하고 있다. '0원 택시'는 택시 내부와 외부를 기업 광고로 채우고 승객들의 요금을 기업이 대신 내는 방식이다. 기업은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승객은 요금 혜택을 누리게 된다.
◆ 기업 광고받는 0원 택시...일본서도 운행 =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이행열 KST 모빌리티 대표는 17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관련 규제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다양한 사업 모델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0원 택시는 그 중 하나다. 이 대표는 "광고심의가 통과되고 국토교통부에 사전신고를 하면 웬만해서는 허용해주겠다는 분위기"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0원 택시는 이미 일본에서 시행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도입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실제로 일본의 IT업체인 디엔에(DeNA)는 2018년 광고주가 택시비를 내는 '0엔 택시'를 선보였다. 닛신 식품의 '돈베이 라면'을 콘셉트로 택시 겉면은 물론 택시 지붕의 표시등, 시트까지 차량 전체를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만들었다. 마카롱택시의 0원 택시도 이런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0원 택시는 가맹택시에서만 가능한 모델이다. 외관 모양에 제한이 있는 일반 택시에 비해 가맹 택시는 상대적으로 디자인에 자유롭기 때문이다. 여객법 제93조의2에 따르면 운송가맹사업자의 경우 차량 색상, 마크 등 브랜드 특화 계획을 신청할 수 있다.
◆ 펫택시, 택배택시 등으로 차별화 = 0원 택시와 같은 다양한 사업모델이 거론되는 것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택시 시장에 뛰어들면서 서비스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객법 개정안 통과로 '타다'가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현재까지는 카카오의 '카카오T블루'와 '마카롱택시'의 양자구도가 됐다. 가맹택시는 택시에도 브랜드가 생기는 개념이다. 파리바게트나 교촌치킨 같은 프렌차이즈를 생각하면 쉽다. 다만 타다도 14일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 기사를 추가로 모집하는 등 택시 위주로 사업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마카롱택시는 공격적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전국 10개 지역 총 5200대의 '카카오T블루'를 운영하고 있고 올해 안에 2배로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마카롱택시는 현재 가맹계약대수가 서울 3600대, 지방 4000대로 7600대 규모다. 올해 안에 2만대로 운행 차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8조원인 택시시장이 가맹택시 형태로 재편될 경우 12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후발주자인 마카롱 택시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사전예약제, 카시트 등 부가서비스로 카카오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5월 중순에는 기본요금 1000원을 할인해 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카카오는 즉시배차, 강제배차 등 '이동 서비스'에 중점을 더 많이 둔 것 같다"면서 "마카롱택시는 택시를 택시로 보지 않고 하나의 자가용이라는 생각을 중심으로 병원동행, 펫택시,택배택시 등 부가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