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원전 사고 현장 인근 숲에서 화재… 방사능 정상치의 16배 달해

예고르 피르소프 우크라이나 국립환경검사국 국장 대행이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 캡쳐. 화재 중심부의 방사능 수준이 정상치인 0.14 마이크로시버트(μ㏜)보다 훨씬 높은 2.3μ㏜로 측정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예고르 피르소프 페이스북 캡쳐]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34년 전 사상 최악의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인근 숲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5일 (현지시간) 현지 환경 당국에 따르면 화재 중심부의 방사능 수치는 정상치의 16배를 넘어섰다.

예고르 피르소프 우크라이나 국립환경검사국 국장 대행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화재 중심부의 방사능 수준이 정상치인 0.14 마이크로시버트(μ㏜)보다 훨씬 높은 2.3μ㏜로 측정됐다"고 전했다. 화재 지역 방사능 수준이 정상치의 16.5배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다만 그는 이같이 높은 수치는 화재 중심부에서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피르소프 국장 대행은 "화재가 소개구역(사고 원전 반경 30km 지역) 20ha 면적으로 확산했다"며 누군가 풀에 불을 놓고 이후 불똥이 나무로 번지면서 불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체르노빌 원전 소개구역 화재는 지난 4일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부는 소방용 항공기들을 투입해 화재 지역에 60t 이상의 물을 살포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140여명의 소방대원과 수십 대의 소방차도 동원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수도 키예프와 인근 키예프주의 방사능 수준은 정상이라면서 체르노빌 원전 소개구역 밖에 사는 주민들에 대한 위협도 없다고 밝혔다. 체르노빌 원전은 키예프에서 약 90km 떨어져 있다.

1986년 4월 폭발사고 후 촬영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 현장.

1986년 4월 인류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원자로 폭발 사고가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은 반경 30km 지역이 지금까지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소개 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되고 있다.

폭발 사고가 일어난 원자로 4호기에선 콘크리트 방호벽에 금이 가는 등 붕괴 우려가 커져 100년을 버틸 수 있는 추가 철제 방호벽을 덧씌우는 작업을 했으며, 지난해부터 추가 방호벽이 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고 원전 인근의 소개 구역 숲에선 수시로 산불이 발생해 숲 퇴적층에 쌓여 있던 방사성 물질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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