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생존 시험대 오른 쌍용차…단기 유동성 위기 오나

쌍용차, 연간 최소 고정비만 900억원
마힌드라 일회성 지원금 400억원으론 역부족
오는 7월 900억원 산은 차입금 만기 도래
대출연장·추가지원 없으면 유동성 위기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조강욱 기자]쌍용자동차가 모기업 마힌드라의 신규 투자 철회로 독자 생존 시험대에 올랐다. 만성 적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판매 절벽, 모기업의 자금 지원 불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쌍용차가 이르면 3개월 내 단기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해 임직원 급여 556억원, 이자비용 50억3000만원 등을 포함해 판매관리비 5495억원을 지출했다. 최소한의 고정비인 급여와 이자비용, 감가상각비만 더해도 연간 900억원, 분기당 225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쌍용차가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 차입금은 2563억원이다. 이 중 산업은행에서 빌린 차입금 1900억원에서 900억원의 만기가 오는 7월 돌아온다. 마힌드라가 일회성 자금으로 내놓은 400억원으로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7월 이전까지 추가 자금 지원 혹은 대출 만기 연장이 없다면 유동성 위기는 사실상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쌍용차 평택 본사 전경

이에 따라 쌍용차는 부산물류센터 등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해 경영 정상화 방안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동자산 대비 유동부채가 2배에 달하는 재무 상황을 고려할 때 이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삼정회계법인은 쌍용차의 재무 상태에 대해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자체 영업 활동을 통한 유동성 해결도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 지난해 쌍용차의 당기순손실은 3413억원으로 전년보다 5.5배 늘었다. 수출이 저조한 가운데 주력 시장인 내수 경쟁력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쌍용차 내수 판매는 5만1839대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2007년 이후 2016년 한 해를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적자에 시달린 쌍용차는 최근까지 강도 높은 자구안을 마련해 경영 쇄신안을 이행하던 중이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쌍용차에 23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약속한 마힌드라는 최근 코로나19로 글로벌 자동차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마힌드라의 이 같은 입장 변화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하나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판매 절벽을 마주한 가운데 그룹사의 현금 흐름을 고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해석은 산업은행이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주저하는 상황에서 마힌드라가 코로나19와 국내 총선을 핑계 삼아 정부 압박에 나섰다는 것이다. 연이어 마힌드라의 한국 철수설까지 불거지면 정부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지금은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국책은행의 지원은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해야 하는 상황인만큼 현재는 시나리오별 해법 모색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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