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수요 줄어드는데…韓 반도체수출 정말 괜찮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국 수출이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리서치 기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IT수요가 급감하면 반도체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재택근무 등으로 서버를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며 서버확충수요는 반도체 경기를 떠받칠 수 있다는 엇갈린 분석도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0.2% 줄어든 46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별 수출은 지난 2월 1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한달 만에 다시 하락세를 그린 것이다. 특히 조업일수를 배제한 일 평균 수출은 전년 대비 -6.4% 줄었다. 수입은 418억7000만달러로 0.3% 감소했다.

이중 품목별로 봤을 때 반도체 수출 규모는 전년대비 2.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할수록 반도체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과 리서치기관들은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전망치를 일제히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올해 반도체 매출 증가율을 기존 8%에서 3%성장으로 하향 조정하고, 반도체 가격도 당분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과 반도체 성장률은 상관관계가 높다"며 "메모리반도체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가격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향후 몇 달간 판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노무라는 특히 "글로벌 스마트폰·PC 수요가 전년 대비 15% 이상 급감할 경우, 메모리반도체 경기는 더블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블딥은 경기침체 후 회복기에 접어들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이다.

골드만삭스와 씨티은행 등은 올해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20~30% 내렸다. 글로벌 IT 수요 둔화로 반도체 업체의 매출과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 9%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최근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비디오 스트리밍, 온라인서비스가 늘며 서버증설수요가 생기기 때문에 IT제품 수요감소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서버·데이터 수요 증가로 D램 판가는 올 2분기부터 하반기까지 안정적 혹은 상승 흐름을 지속하면서 업체들의 수익성도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용 반도체 수요 강세는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연구원은 또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반도체 전반의 수요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서버용 반도체 수급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수요, 가격 상승과 제한적 공급 증가에 대비한 재고 축적 등을 수요 강세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경제부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