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애리기자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최정미(33)씨는 얼마 전 해외 여행을 다녀올 때 카카오T 주차 서비스로 주차 걱정을 해소했다. 최씨는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장소를 검색하면 근처 주차장 정보가 뜨고 차량정보를 입력하면 예약이 된다"면서 "종종 할인쿠폰을 주는 경우도 있고, 자동정산이 카카오톡을 통해 확인되니 편리하다"고 전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주차사업 확대에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는 기존 주차장과 제휴를 맺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서 한 발 나아가 주차 서비스 운영 사업까지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측은 "지금은 주차장 운영을 제휴 주차장의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향후에는 주차장으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직접 주차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확대해 서비스 지역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주차업 뛰어든 카카오ㆍSKT=28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T주차' 서비스와 제휴된 주차장은 서울ㆍ경기 주요지역 1600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스타트업 '파킹스퀘어'를 인수하고 2017년 10월 '카카오T 주차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출시 당시 400개였던 제휴주차장이 2018년 1400개, 2019년 1600개로 2년새 4배 늘어났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현재 서울시를 비롯해 경기 부천ㆍ하남ㆍ성남시, 전북 전주시와 제휴를 맺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주요 지자체와 전국 공항, KTX 역사, 백화점 등 복합시설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김해공항 등 10개 공항에서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자회사인 ADT캡스와 함께 '티맵주차'를 출시했다. 이용자들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ADT캡스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 주차장과 제휴 주차장 결제, 사전 정산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으로 강점이 있다면 티맵주차는 불편사항을 직접 해결해주는 서비스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티맵주차 역시 출시 당시 100개였던 주차장이 현재 370개로 늘어났고 올해 700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수원시 외에 다른 지자체와의 양해각서(MOU)도 추진 중에 있다.
◆ '주차난' 해소에 자율주행차 시대 대비 = 카카오와 SK텔레콤이 이처럼 주차 사업에 주력하는 것은 주차난 해결이 향후 큰 시장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전체 주차장 확보율은 132%(차 1대당 주차장 1.32개)에 달하지만 서울시의 민원에서 '주차난'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불법 주ㆍ정차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이 서울시에서만 매년 4조9000억원에 달하는 등 이미 주차난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상황이다.
업계는 주차난 문제가 '남는 주차공간'을 제대로 활용 못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주차장에 ICT를 접목해 주차장을 공유하고 연결하는 '스마트 주차'를 실현하면 주차난 문제를 적잖이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측도 "주차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주차난이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긍정적이다. 카카오T주차와 제휴한 주차장의 일평균 입출차 차량은 2019년 2분기 7만2000건에서 3분기 8만건 4분기 10만건으로 매 분기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출시한 지 아직 1년이 안된 티맵주차는 가입자수를 현재까지 10만명 수준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또 다가올 자율주행차시대에는 주차서비스가 중요한 사업자원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의 시작과 끝은 주차다. 결국 주차가 기본서비스가 될 것"이라면서 "미래를 대비해 미리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