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지난해 수익률이 바닥권을 맴돌았던 국내 주식형 펀드가 올 들어 환골탈태하며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을 앞섰다. 작년 해외 주식형 펀드가 20%대의 수익률을 보이는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는 3%대를 기록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국가별 펀드 수익률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최근 한 달 간 해외 주식형 펀드 775개의 평균 수익률은 4.02%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961개의 평균 수익률은 5.19%로,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보다 1.17%포인트 높았다.
최근 일주일로 비교구간을 좁히면 수익률 차이는 더욱 두드러졌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1.55%인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4.02%로 월등히 앞섰다. 지난 6일 종가 기준 2155.07이었던 코스피가 14일 2238.88로 마감하며 3.9% 상승한 데에 따른 결과다. 이는 다른 국가들의 펀드 수익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가별로는 러시아(2.71%), 중국(2.61%), 일본(1.84%), 인도(0.84%), 베트남(0.35%), 브라질(-3.25%) 순으로 수익이 났다. 지역별로 나눈 북미 펀드(1.18%)와 유럽 펀드(0.74%)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작년 내내 고전을 겪었던 국내 주식형 펀드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에는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주요국 중 최상위권에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올 들어 미ㆍ중 무역협상 기조와 신흥국 통화 상승세로 신흥국 주식시장의 상대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한국 시장은 작년 기저효과까지 더해져 상대적 매력이 높아졌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시장은 이란 리스크 확대에 따른 변동성 상승보다 진정에 따른 변동성 하락폭이 주요국 대비 더 컸다"면서 "코스피가 오랜만에 악재보다 호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익모멘텀 측면에서도 다른 국가보다 매력적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는 4년 만에 코스피 당기순익 100조원 시대가 깨졌지만, 올해는 다시 126조원까지 증가가 예상된다"며 "매년 당기순익 추정치가 하향조정되는 점을 감안해도 30% 이상의 증대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이익모멘텀 악화가 올해에는 기저효과로 유입되며 코스피 상승 탄력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라면서 "이익모멘텀이 글로벌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다"고 분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