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지방 금융株' 쇼핑

지난해 하반기 BNK·신한·KB 등 6개 종목 지분 늘려
DGB 5% 이상 등 저평가된 지방 금융주 비중 크게 확대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국민연금이 지난해 하반기 금융주에 대한 지분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탄탄했던 실적에 비해 낮은 주가를 유지해 왔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지방 금융주들을 모으는 데에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보통주 기준)을 보유한 금융업종 가운데 하반기에 지분을 늘린 종목은 총 6개로 집계됐다.

이 기간 국민연금은 BNK금융지주, 신한지주, KB금융, 기업은행,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에 대한 지분율을 높였다. BNK금융이 11.56%(+1.21%포인트)로 지분율이 가장 높았고 이어 신한지주 9.95%(+0.57%포인트), KB금융 9.55%(+0.05%), 기업은행 9.19%(+1.25%), JB금융 6.03%(+1.00%포인트), DGB금융 6.02%(+1.72%포인트) 등의 순이다. 이 가운데 DGB금융의 경우 5% 이상으로 지분이 다시 늘어났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율은 7.89%(-0.48%포인트)로 소폭 축소했으며, 하나금융지주(9.68%)은 지분율 변동이 없었다.

특히 국민연금이 BNK, JB, DGB 등 지방 금융주 비중을 크게 높인 점이 눈길을 끈다. 3개 지주사 모두 지분율을 1% 넘게 높였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방 금융사 주식의 경우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지분 매수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주들의 주식가치는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대표 금융주들인 신한지주(-3.45%), 기업은행(-16.01%), DGB금융(-12.64%), 하나금융(-1.34%), JB금융(-7.11%) 등이 대표적이다. 금리가 하락세인 데다 분양가상한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이 주요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는 이익 변동성이 작고, 배당 매력이 높아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많은 종목 중 하나"라며 "다만 국민연금의 경우 10% 보유지분 제한에 걸리다 보니 외국인의 은행주 지분율이 60~70%에 이르는 기형적인 소유 구조가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수급이 외국인에게 크게 의존하게 돼 외국인이 팔면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같은 기간 금융주와 함께 소ㆍ부ㆍ장(소재, 부품, 장비) 업종에 대한 지분을 늘렸다. 국민연금이 4분기 지분 변동 내역을 공시한 종목 중 지분 상승률 2~3위 종목에 든 와이엠티와 유니테스트로가 해당한다.

반면 업황 부진 우려가 있는 자동차부품과 기계, 미디어 관련주들의 지분은 축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 가진 종목 주식 평가액은 지난 7일 종가 기준 120조6387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말과 비교할 때 8조7248억원 증가한 수치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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