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제3인터넷 전문은행 토스뱅크에 거는 기대

우여곡절 끝에 제3 인터넷 전문은행인 토스뱅크의 예비인가가 나서 본인가를 받게 되면 내년에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뱅크의 예비인가를 축하하며 새로운 인터넷 전문은행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 이유는 3년 전 출범한 기존의 두 인터넷 전문은행의 혁신이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기존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규제 때문에 제대로 혁신을 할 수 없었다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혁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규제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기존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혁신 의지가 부족했다고 본다.

필자는 2000년부터 웹사이트 평가를 해왔으며 다년간 행장기관 웹사이트 평가와 컨설팅 정부 과제 수행을 통해 우리나라의 전자정부가 세계 최고 수준이 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2011년부터는 은행과 증권 등 금융기관 앱 평가를 통해 국내 금융산업과 핀테크(금융+기술) 발전에 기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자 혁신적 앱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앱 평가 결과 기존 은행보다도 못한 것에 크게 실망했다. 첫 등장 이후 몇 차례 평가 결과를 공개했는데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한 인터넷 전문은행에는 기능상 문제점을 발견해서 고객센터에 얘기를 해줘도 개선 의지가 없었다. 시중은행 한 곳에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자 시정하겠다고 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새로운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아내고 토스뱅크 설립을 주도하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는 여러 번 실패를 경험하고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낸 경험이 있고 기업가 정신이 강해서 기존 인터넷 전문은행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사)도전과나눔 이금룡 이사장은 페북에서 "우리 회사가 인가를 받은 이상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2019년 1년 동안 기업가정신포럼에서 강연한 26명의 최고경영자(CEO) 중 가장 기억에 남는 CEO 4명 중에 첫 번째로 이승건 대표를 꼽았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토스가 8번의 실패 후 9번째 사업이며 사업에 대한 신념과 의지가 정말 남다른 의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필자의 연구팀은 얼마 전 금융기관 챗봇 서비스를 평가했는데 결과가 실망스러웠다. 금융위원회는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이 20곳이라고 했는데, 일부는 말로만 챗봇이고 실제 상담을 해보면 챗봇이 아니라 상담원이 상담하는 곳도 발견할 수 있었다. 챗봇 서비스 평가 결과를 이번에는 발표하지 않았는데 내년 상반기 중에는 다시 평가해서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에 10개 기존 은행의 오픈 뱅킹을 평가했는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전자정부가 세계 16위 수준이었다가 세계 최고 수준이 된 것은 공정한 평가를 반영해서 수정 보완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판단한다. 마찬가지로 은행과 증권 등 금융 앱들도 객관적 평가 결과를 반영하고 부단히 혁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2011년부터 10년간 금융 앱 평가를 통해 축적한 금융 앱에 대한 많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기존 은행과 인턴넷 전문은행 및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을 위해 기여할 기회가 마련될 수 있기 바란다.

우리나라는 과도한 규제 등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금융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최근 문제가 된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파동 사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아직 금융후진국임이 확인됐다. 이제 제3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을 계기로 금융후진국에서 벗어나고 금융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2020년은 토스뱅크의 등장과 함께 대한민국 금융혁신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AI융합비즈니스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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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집부 이근형 기자 gh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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