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봐도 '必환경''…신영수의 승부수

보냉재 아이스팩 대신 얼린 '동원샘물'로 교체
신영수 대표 친환경 경영 의지로 직접 교체 지시

신영수 동원홈푸드 신임 대표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신영수 동원홈푸드 대표(사진)의 '필(必)환경 경영'이 국내 배송시장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보냉재로 사용하던 아이스팩을 얼린 '동원샘물'로 교체했다.

18일 동원홈푸드는 더반찬 새벽배송에 사용되는 아이스팩 전량을 얼린 생수로 교체했다. 새해부터 택배배송에도 얼린 생수를 냉매로 사용할 예정이다. 저렴한 아이스팩 대신 별도 상품인 생수를 사용하다 보니 동원홈푸드가 부담해야 하는 배송비는 약 50% 늘어난다. 기업 부담은 줄었지만 소비자 부담은 덜었다. 포장재로 사용되는 아이스팩은 골칫거리다. 내부에 아이스젤을 넣은 제품의 경우 플라스틱 성분이 들어 있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뜯어서 싱크대나 하수구에 버릴 경우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반면 얼린 생수의 경우 별도로 보관한 뒤 음용하고 용기는 재활용하면 된다.

지난 8월 신 대표는 동원홈푸드 공장을 방문했다. 생산과정을 둘러본 신 대표는 회의를 갖고 냉매 교체 등 친환경 배송을 주문했다. 냉매로 물을 사용하고 비닐백을 종이백으로 교체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 중 최종 채택된 것이 동원샘물을 얼려 사용하는 것이다. 석영하 동원홈푸드 공장장은 "신 대표가 직접 공장을 찾아 냉매 교체 등 필환경 배송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며 "이후에도 진행 상황을 직접 체크할 만큼 큰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약 3개월간 얼린 생수병의 보냉력을 실험하고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토도 받았다.

과거 일부 유통 업체들이 냉매를 얼린 생수로 교체해 사용한 적은 있지만 가격 문제로 기간을 한정지어 활용해온 것이 전부다. 신 대표는 배송비 상승을 고려하지 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다른 곳에서 아끼면 된다는 것이 신 대표의 당부였다. 냉매로 사용되는 동원샘물 페트병은 100% 재활용, 재사용이 가능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생수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동원샘물 알리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원샘물은 B2B(기업 간 거래)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페트병시장서는 1%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동원홈푸드 측은 이번 냉매교체로 생수 사용량이 500㎖ 페트병 기준으로 하루 1만개에서 1만5000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냉매를 교체한 지 아직 일주일이 지나지 않았지만 반응은 폭발적이다. 석 공장장은 "고객들로부터 버릴 게 없다는 긍정적 반응이 벌써 나오고 있다"며 "특히 관계 정부부처도 이번 냉매교체에 적극적으로 환영의 입장을 전달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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