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이야기 시즌2] 행정도시에서 로또청약의 성지가 된 '과천'

내년 4월 완공예정인 '과천 푸르지오 써밋'아파트 일대 전경(사진=과천시청)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최근 경기 과천시의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찮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넷째주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1.04%나 급등, 1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과천 전셋값은 7월 둘째주에 0.01% 상승세로 돌아선 후 10월 첫주에 1.33%까지 폭등했다. 이후 상승폭을 줄였지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 배제된 11월 이후 다시 급등세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84㎡(21층)는 지난달 25일 8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이는 한달전인 10월22일 비슷한 층의 전세보증금 7억원(20층)보다 1억8000만원이나 폭등한 금액이다. 과천 전셋값이 이처럼 치솟고 있는 것은 3기 신도시 개발, 지식정보타운 공공분양, 재건측 등이 겹치면서 거주자 우선 1순위 배정 물량을 노리는 전입세대가 몰려들고 있어서다.

과천은 지금 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접근성이 아주 좋은 땅으로 불렸다. 남부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관문인 남태령(南泰領)을 끼고 있어 삼국시대부터 매우 중요한 요충지였다. 이 남태령은 원래 여우가 자주 출몰한다 해 '여우고개'라 불렸다고 하는데, 조선시대 과천현감이 왕에게 지명을 올릴 때 여우고개라는 지명이 격이 떨어진다며 남태령이란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알려져있다. 과천(果川)이란 지명 역시 조선시대 공무원들의 행정상 편의에 따라 변경된 이름이다. 원래 밤나무가 많아 고구려 때부터 '율목(栗木)'이라 불리던 과천은 고려시대 '과주(果州)'라 지명을 고쳤다가 조선초 공무원들이 주(州)보다 천(川)자가 획수가 적어 공문서에 쓰기 쉬웠기 때문에 과천이라 지명을 올리면서 이름이 바뀌었다는 설이 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1982년 정부 제2종합청사가 들어오면서 행정도시로 탈바꿈했고, 1986년부터 시흥군에서 독립해 과천시가 됐지만, 사실상 서울의 일부로 분류됐다. 정부종합청사, 서울대공원 등 중앙정부와 서울시 소유면적이 전체 과천면적의 60% 가까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행정상 편의를 위해 지역번호 역시 다른 경기지역과 달리 서울과 같은 02번을 사용하는 등 여러모로 강남지역의 연장선상에 놓인 지역으로 불렸다.

전체 면적의 89% 이상이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있어 도심지 자체는 작은 편이며, 인구 역시 5만8000여명 정도다. 세종시 개발로 인해 정부 부처들이 대거 이전하면서 현재는 자족도시 육성을 위한 3기 신도시 개발 사업 등 재개발 계획들이 진행 중이다. 원래 도시 자체가 크지 않고 매물도 적은 지역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세가 과열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적어도 내년까지 아파트 매매, 전세가격 모두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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