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개정 특경법 시행령, 이중처벌 우려…전면 재검토해야'

특경법 및 시행령 관련 법무부에 의견서 제출
"특경법 적용 범죄 이득액 기준도 상향 조정해야"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현행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특경법 및 시행령)'의 일부조항이 기업인에 대한 과잉처벌 우려가 있어 그 개선을 건의하는 경영계 의견을 지난 8일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현행 특경법 및 시행령은 형법상 배임·횡령 등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특정재산범죄에 대해 일반법보다 가중된 형벌을 부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일정기간 기업체 취업도 제한한다. 특히 지난 5월 개정돼 지난달 8일 시행에 들어간 특경법 시행령은 취업 제한 기업체의 범위에 '범죄행위로 인해 재산상 손해를 입은 기업체'까지 포함함으로써 형 집행이 종료된 기업인의 재직기업 복귀를 금지했다.

이에 경영계는 특경법 및 시행령 취업제한 규정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경총은 "특경법 시행령의 재직기업 취업제한은 죄형법정주의와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어긋나 위헌 소지가 있다"며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 규율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경총은 "개정 시행령의 주요 적용대상이 되는 상법상 이사, 대표이사 등에 대한 재직기업 취업제한은 사실상 형벌인 ‘임원의 자격정지형’과 동일한 효과가 있어 헌법상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반할 수 있다"면서 "제도의 성격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충분한 법률 개정 논의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특경법 적용 기준이 되는 범죄 이득액 기준(5억원· 50억원 이상)이 30여년간 조정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달라진 경제규모를 고려해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기준은 1983년 특경법 제정 당시 1억원으로 설정됐으며, 7년 뒤인 1990년 5억원(징역 3년 이상)으로 조정된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총은 "지난 30여년간의 경제·경영규모 확대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거액 경제범죄 가중처벌이라는 법 취지에 맞지 않아 기업인 과잉처벌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최선의 경영판단을 했음에도 결과에 따라 경영실패로 처벌받을 수 있는 ‘업무상 배임죄’에 대해서는 더욱 세밀하게 가중처벌과 취업제한 부과에 대한 적용 완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