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픽처 그리는 김용범…노무현 정부 거친 '거시경제통'

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 비서관·G20 준비위원회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 거쳐
'엘리트 공무원'…"추진력 있고 조정 능력 우수"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지난달 14일 청와대가 기획재정부 1차관에 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임명한다고 발표하자 기재부 직원 사이에서는 "적임자가 왔다"는 평가가 많았다. 취임 직후 김 차관은 거시경제금융회의, 혁신성장 전략 점검회의, 대외경제ㆍ통상분야 전문가 간담회 등을 잇따라 주재하면서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까지 김 차관에 대한 기재부 안팎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기재부의 한 과장급 인사는 2일 "최근 미중무역 분쟁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상황에서 국제 금융과 거시 경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김 차관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재무부 출신인 김 차관은 세계은행 선임 경제 연구원, G20 정상회의 준비위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ㆍ금융정책국장ㆍ사무처장ㆍ부위원장ㆍ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친 국제 금융 전문가로 분류된다. 특히 국제 경제에 밝고 위기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김 차관은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나라 금융 ㆍ실물경제 부분이 세계 주요 국가들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면서 "G20 준비위, 세계은행 경험을 살려 글로벌 흐름을 잘 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도형 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그때그때 현안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주제를 심층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 경제의 흐름속에서 큰 그림을 보고 정책을 입안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20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꼬리위험(tail riskㆍ발생가능성은 낮지만 한 번 발생하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거대한 일회성 사건으로 인한 충격)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 글로벌 금융 시장에 대한 식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에서 김 차관과 함께 근무했던 관료는 "G20에서 다뤘던 문제들이 국내 경제와 관련이 깊어 향후 하반기 경제정책의 중점을 실물경제의 활성화에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가에서 김 차관은 후보자는 '엘리트 공무원'의 대명사로 불린다. 전형적인 일 잘하는 관료형으로 업무 이해도가 빠르다는 평이다. 기재부 직원은 "30분이면 30분, 1시간이면 1시간 등 정해진 시간 내에 업무 보고를 받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등 업무 이해도가 매우 빠르다"고 전했다. 그와 함께 일을 한 전직 차관급 인사도 "금융위에서 주요 보직을 했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추진력도 있고 조정 능력도 우수한 후배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7년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으로 근무한 이력도 눈에 띈다.

앞으로 기재부와 국책 연구 기관들과의 협업도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김 차관은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총리실 산하에 있는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등 경제 관련한 기구들이 많다"면서 "앞으로 기구들과의 협업 부분이 보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작고한 '가야금 명인' 고(故) 황병기 선생의 사위이기도 한 김 차관은 문화와 예술에도 조예가 깊다. 주말에는 틈틈이 아내와 함께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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