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우리가 먹는 음식과 사용하는 물건들에는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도넛이나 비스킷에도 구멍이 뚫려있고, 볼펜의 뚜껑이나 자물쇠 열쇠구멍 옆에도 작은 구멍이 뚫려 있지요. 이 구멍들의 기능은 무엇일까요?
우선 먹는 음식부터 살펴볼까요? 도넛의 구멍이 가장 크지요? 도넛에 구멍 없으면 양이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요? 도넛에 구멍이 뚫린 이유는 굽는 과정에 밀가루 반죽 속에 공기가 빵빵하게 차서 도넛이 아닌 퉁퉁한 모양의 빵이 되고 맙니다. 공기가 잘 통하고 수분도 증발하기 쉬우며 반죽 때의 예쁜 모양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비스킷의 경우도 공기가 통해 수분을 증발시키면서 바삭함을 유지하고 쉽게 부서지는 것을 막으며 속까지 잘익게 해 균일한 맛을 내도록 합니다.
막대사탕의 플라스틱 막대기의 상단에도 작은 구멍이 하나 뚫려 있습니다. 이 구멍의 용도는 막대사탕을 고정하기 위한 것입니다. 구멍 속으로 사탕 용액이 흘러 들어가 굳으면 막대를 돌리면서 사탕을 빨아 먹어도 사탕이 쉽게 빠지지 않게 됩니다.
커피에 설탕을 타거나 음료를 저어 섞을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 막대인 '십스틱(sip stick)'에는 세로로 긴 두 줄의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십스틱의 한쪽 끝을 컵 속에 넣으면 십스틱 속에 공기가 갇히면서 컵 속에 십스틱이 떠 있게 하는 용도입니다. 길이가 짧아도 컵 속에 가라앉지 않고 손으로 저을 수 있는 것은 이 공기구멍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볼펜 뚜껑에는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는 공기가 통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1만2000여 명의 어린이들이 기도가 막혀 병원을 찾는데 이 아이들의 기도가 막히는 이유는 작은 물건을 입에 넣는 습관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가정에서도 흔히 손에 쥘 수 있는 볼펜 뚜껑도 마찬가지입니다.
볼펜 뚜껑을 잘못 삼키면 기도가 막히게 되는데 뚜껑에 구멍을 뚫어 놓으면 이 구멍으로 산소가 통해 질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어린이 장난감 중 하나인 레고블럭의 경우도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 역시 아이들이 목구멍으로 넘겼을 때 호흡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출입문을 잠그는 용도보다 요즘은 사랑을 맹세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자물쇠도 열쇠 구멍 옆에 작은 구멍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구멍은 자물쇠가 비를 맞아도 녹이 슬지 않도록 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자물쇠가 녹이 슬 경우 그 구멍으로 윤활유를 주입하면 자물쇠가 부드럽게 열리기도 합니다.
줄자의 끝에는 기역 모양의 걸쇠가 달려 있는데 그 걸쇠에도 구멍이 있습니다. 이 구멍에 못이나 나사 등을 끼워 줄자를 고정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캔버스화에도 구멍이 2개 뚫려있지요? 신발을 오래 신으면 발에 땀이 차는 것을 방지하는 통풍구 역할을 합니다.
일상에서 늘 보면서도 왜 이런 구멍을 뚫어 놓았는지 궁금했던 구멍들은 모두 적절한 용도가 있습니다. 불필요하게 만들어 놓은 단 하나도 구멍은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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