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수십만명 유튜버도 한방에…'저작권 폭탄' 터졌다

구독·조회 수 늘리기 위해 배경음악·이미지 도용 빈번
지상파 3사 2년간 26만건 시정 요구
공공기관 등도 활용 제약 불가피…플랫폼 육성·가이드 마련 시급

출처=유튜브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구독자 52만여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이슈왕TV'의 운영자는 지난달 유튜브로부터 '수익창출 정지' 통보를 받았다. 정치와 연예, 사회 분야 이슈를 이미지 영상, 자막으로 요약해 4년 동안 게시물 약 1000개를 등록했는데 더 이상 콘텐츠를 올릴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는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3자의 소스를 엮은 콘텐츠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제작한 영상만 가치를 인정해준다"며 "그동안 제작했던 영상들을 모두 삭제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구독자 25만명이 넘는 '미노스(Minos)'도 지난달 28일 콘텐츠 업로드를 정지당했다. 논문과 영상 등을 활용해 우주에 관한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독창적인 해설이나 교육적 가치를 제공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더 이상 영상을 올릴 수 없게 됐다. 그는 지난 5일 "어느날 갑자기 수익창출이 중단되고 이전 수익도 모두 사라졌다"고 울먹이면서 막막함을 토로했다.

◆인기 유튜버도 순식간에…저작권의 늪= 구독자가 수십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저작권을 위반한 것이 이유다. 다른 유튜브도 저작권 위반 사례가 부지기수여서 자칫하면 '저작권 폭탄'에 유튜브시장이 휘청일 수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된다.

23일 저작권법에 따르면 권리주장자가 복제·전송의 중단을 요청할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즉시 침해자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고 조치를 취하면 책임을 면제해준다. 이에 유튜브는 자체 '콘텐츠검증시스템(CID)'을 개발해 저작권 침해를 모니터링하고 침해 사실을 발견하면 저작권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고 있다. 3회 경고를 받으면 저작권을 침해한 크리에이터의 계정과 연결된 모든 채널이 해지되고 등록된 모든 동영상도 삭제된다.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국정감사 때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2017년부터 유튜브에 저작권 위반과 관련해 시정을 요구한 사례는 26만1042건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매달 수천 건에서 1만건 이상의 저작권 침해 사례가 적발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저작권 인식 강화·가이드 제정 시급= 음악 콘텐츠 제작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리틀송뮤직'의 박종오 대표는 "개인 크리에이터뿐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도 정책이나 제품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라며 "저작권 침해로 유튜브 채널이 삭제되는 사례가 늘면 이러한 활동이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튜브에 사용되는 BGM이나 영상 소스를 어느 범위까지 허용한다던지 어떤 창구를 통해 허가를 받고 정당하게 쓸 수 있는지 등을 크리에이터가 판별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유튜브시장이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단기간에 급성장하면서 콘텐츠 제작이나 저작권 문제와 관련한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상파나 케이블 등 방송사들이 지불하는 콘텐츠 사용료를 기준으로 관련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도 참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행 지상파 방송의 경우 방송사용보상금 명목으로 전년도 수신료와 광고수입 등 매출액에 음악사용료율(1.2%), 음악저작물관리비율 등을 곱해 일정 금액을 음악 관련 신탁단체에 지불하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 3사가 포함된 무선방송의 방송사용보상금은 134억원으로 집계됐다.

박 대표는 "BGM이나 영상, 이미지 등 유튜브 소재가 되는 재료 콘텐츠를 전문으로 제작할 플랫폼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며 "이 경우 재료 콘텐츠 제작자가 직접 판매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 내역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도 쉬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승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5G 시대를 맞아 콘텐츠를 짧게 나눠 소비하는 '마이크로콘텐츠'가 각광받고 있다"며 "바뀐 소비행태를 감안한 저작권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유튜브 저작권 안내서를 제작해 올해 안에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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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er>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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