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입물량 80% 이상 중간재…수출 규제땐 현대차·LG이노텍 등 영향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절차 간소화 대상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것을 논의하는 가운데 자동차·기계·가전·디스플레이 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현대차, 두산밥캣, 삼성SDI, LG디스플레이 등은 협력사 가운데 일본기업 비중이 높아 물량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15일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 가운데 14%가 소비재이고 나머지는 자본재와 중간재라고 분석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으로부터 대다수 자본재와 중간재를 수입해서 자본재 또는 중간재 형태로 재수출(re export)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으로부터 공급이 지연된다면 한국 제품 수출가격(P)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지만 물량(Q)이 감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와 증시 구조를 고려했을 때 수출 경기가 회복하지 않는다면 성장률과 기대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소재와 부품 국산화를 할 수 있고 다른 국가에서 수입할 수도 있으나 대체하기 어려운 소재와 부품도 적지 않다.

이 연구원은 "원자력, 화학·생물, 첨단소재, 소재가공, 해양, 추진장치 등 6개 대분류 품목 관련해서는 한국의 총 수입금액 중 일본 비중이 20%를 웃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의 일본 수입 비중은 83%이고 반도체 웨이퍼나 소자 측정 및 검사용 기계 수입 비중도 68%"라며 "일본의 추가 수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는 품목"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는 대기업의 부품 공급사를 분석해 일본 기업의 비중을 따져봤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공급업체 1042개사 가운데 일본 기업은 5%였다. SK하이닉스의 일본 기업 비중 4.7% 대비 소폭 높았다. LG이노텍은 15.8%, 현대차 7.7%, 두산밥캣 15% 등으로 조사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영업이익은 마진(41%)과 물량(56%) 변화의 영향력이 비슷하다"며 "IT 가전은 마진(8%)보다는 물량(88%)이 영업이익 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강조했다. 반도체는 물량이 감소하더라도 가격이 상승하면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지만, 가전은 물량이 줄면 영업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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