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인베브 홍콩 증시 상장 돌입…'오비맥주 매각설 그만, 사업 박차'

AB인베브 亞시장 공략 집중…오비맥주 안정적 사업 운영할듯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세계 최대 맥주회사이자 국내 맥주업체 1위 오비맥주의 최대주주인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AB인베브) 아시아 법인이 홍콩 증시에 상장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오비맥주 매각설은 종식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AB인베브가 상장 공모자금으로 오비맥주에게 대여해 준 주주대출을 우선적으로 갚고,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오비맥주 역시 매각설에 휘말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B인베브 아시아법인인 버드와이저 APAC(Budweiser Brewing Company APAC Limited)가 오는 19일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 AB인베브는 아시아지역에서 ▲동아시아(한국, 일본, 홍콩, 마카오) ▲중국 ▲호주 및 뉴질랜드 ▲동남아시아(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남아시아(인도, 스리랑카 등) 등 권역 별로 5개 비즈니스유닛(BU)을 두고 있다. 버드와이저 APAC는 이들 5개 BU가 모인 법인이다.

한국의 오비맥주는 동아시아BU 헤드쿼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번 상장으로 매각설은 잠재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시아법인 상장은 모기업인 AB인베브 입장에서 보면 구주 매출을 통한 자금조달이기 때문에 일종의 매각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상장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오비맥주가 별도로 매각을 추진하기는 어렵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오비맥주는 끊임없이 매각설에 시달려왔다. AB인베브가 2016년 당시 세계 2위 맥주업체인 사브 밀러를 인수하면서 750억달러(약 85조원)를 차입해 유동성 문제로 오비맥주와 카스 브랜드를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 국내 대표 유통그룹인 롯데와 신세계와 접촉했다는 설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상장으로 그간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이 됐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매각설은 국내에서만 돌았던 것으로 소문에 불과했다는 게 증명됐다"고 전했다. 사실상 오비맥주는 매각설이 불거졌을 때 차근차근 아시아법인의 상장을 위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벌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결산 기준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익 극대화를 위해 모기업에 배당하는 규모를 줄인 것. 실제 AB인베브는 상장과 맞물려 자회사 배당금 수취 규모를 절반으로 줄였다. 또 갑작스럽게 지난 4월 진행한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역시 상장 시기와 맞물렸다는 점에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AB인베브는 상장 공모자금을 활용해 오비맥주에게 대여해 준 주주대출을 우선적으로 갚을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오비맥주 차입금은 4868억원 규모. 업계에선 AB인베브가 상장을 통해 83억~98억달러(약 9조7200억~11조4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홍콩 증시 역대 5번째 규모이며, 조달 규모가 예상 범위 내 최저치에 머물더라도 81억달러(약 9조4500억원)로 올해 최대 IPO 기록을 세운 우버를 넘는다.

앞으로 AB인베브는 아시아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AB인베브는 현재 인도와 중국, 베트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인도와 베트남 등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추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카스의 국내 1위 브랜드 지위를 확고히 하는 것은 물론 수출 활성화를 위해 몽골을 비롯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카스 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시장을 적극 개척할 방침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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