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별기자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제 철광석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중국의 철 생산량 증가와 철광석 재고 감소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원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철강사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 하반기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1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일 철광석 가격은 1t당 126.3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초 철광석 가격이 73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 들어서만 약 70% 상승한 셈이다.
철광석 가격이 급등한 것은 공급 차질과 중국의 경기부양책 때문이다. 지난 1월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Vale)사의 광산 댐 붕괴 사태 이후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량은 급감했다. 지난달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량은 2219만t으로 올 2월 대비 23% 줄었다. 호주 역시 4월 초 사이클론과 화재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은 환경규제를 완화하며 철강 생산량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철강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세계 철강수요의 70%를 차지하는 중국의 수요 증가가 철광석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철강업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철강회사들의 이익은 올해 원자재 수입 비용이 늘면서 지난 5월까지 18% 줄었다.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는 시장 개입을 시사하고 나섰다. 취슈리 중국강철공업협회(CISA) 부회장은 지난 5일 상하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철광석 시장을 어지럽히는 행위를 보고하고, 강력한 조사와 감독을 요청했다"면서 "철광석 가격이 합리적 수준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취 부회장의 구두개입으로 10일 철광석 가격은 1t당 120.84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소폭 진정됐다.
한편 철광석 가격과 함께 대표적 원자재인 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이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금값은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물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9% 오른 1412.50달러에 마감했다. 금값은 올해 초 1280원대 수준에서 약 10% 상승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