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창촌 줄었지만 더 음성·지능화…성매매 알선 업소·채팅앱 기승

<불법천지 뒷골목경제-3>
누를수록 커지는 성매매 시장

美 암시장 정보업체
한국 성매매 시장규모 세계 6위 평가
'채팅앱' 등 청소년도 손쉽게 접해

대구 도심 성매매 집결지인 중구 도원동 '자갈마당'에 민간개발을 위해 철거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범죄학에서는 특정 범죄의 단속이 강화되면 의도치 않게 다른 방향으로 범죄가 표출되는 현상을 '풍선효과'라고 한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부풀어 오르는 것에 빗댄 표현이다.

우리나라 성매매 시장이 그렇다. 2004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처벌법)'이 시행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성매매는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 스마트폰 등 기기의 발전에 따라 성매매 또한 더욱 음성화ㆍ지능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성매매 시장 규모가 이를 방증한다. 10일 암시장 정보업체 미국 '하보스코프(havocscope)'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데이터 소스를 보면 한국의 성매매 시장규모는 120억달러, 종사여성 수는 14만7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중국ㆍ스페인ㆍ일본ㆍ독일ㆍ미국 다음인 세계 6위에 해당한다. 앞서 2015년 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조직범죄 단체의 불법적 지하경제운영실태'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의 성매매 시장규모를 최소 30조원으로 추정했다.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성매매 특성상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욱 클 수 있다.

국내 성매매 유통경로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명 '집창촌'으로 불리는 성매매집결지가 주요 통로였다면 이제는 단속을 피해 유흥가를 중심으로 더욱 지하화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3년마다 성매매 실태조사를 실시하는데, 가장 최근인 '2016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성매매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장소인 '전업형 성매매집결지'는 전국 42곳으로 집계됐다. 2013년 조사 당시보다는 2곳 줄었고, 최근 인천 옐로우하우스ㆍ대구 자갈마당 등 주요 성매매집결지에 대한 정비사업이 진행돼 이 수치는 더욱 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버닝썬 사태'를 계기로 경찰이 올해 2~4월 클럽 등 대형 유흥주점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성매매를 알선한 유흥업소 52곳이 적발됐다. 이들 업소는 이른바 '2차'를 주선하며 술을 마신 후 같은 건물 또는 인근에 위치한 호텔로 성매수자를 이동시켜 성매매를 알선했다. 특히 일부 업소들은 단속주체인 경찰관과 유착해 단속을 피하기도 했다. 2014~2018년 성매매업소 등 불법 업소와 유착해 단속정보를 흘렸다가 적발돼 징계를 받은 경찰관은 30명에 달했다.

기술의 발전도 성매매 음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한 성매매가 대표적이다. 더구나 채팅앱을 통한 성매매는 청소년에게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2018년) 채팅앱에서 이뤄진 성매매 단속건수는 3665건, 적발인원은 1만1414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청소년 대상 성매매는 452건, 863명이었다.

성매매 행위에 대한 일시적 단속은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관계기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 행위가 음성적으로 폭넓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유관기관과 다각도로 협업해 지속적으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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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er>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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