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쑤는 변액보험…생보사 실적도 곤두박질

美中 무역분쟁에 주가 출렁…판매 부진 직격탄
1분기 신계약 건수 반토막·수입보험료도 전년비 12%↓
"수수료 적거나 사업비 내지 않는 추가납입 제도 활용"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추이(자료:보험개발원)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만일의 위험에 대비하면서 추가 수익까지 누릴 수 있는 재테크 상품으로 각광을 받아왔던 변액보험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저축성 상품 대신 수익성이 좋은 변액보험 판매를 늘려는 생명보험사들의 실적을 끌어내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2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에 17만5000여건에 달했던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올 1분기에 8만6000여건으로 반토막났다.

같은 기간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도 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원 보다 6000억원(12.3%)이나 줄었으며, 이는 전체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가 전년 보다 2.0%나 감소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변액보험 판매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주식시장의 침체에서 찾을 수 있다. 변액보험 대부분이 은행을 통한 방카슈랑스로 판매되는데, 주가가 하락하면 방카슈랑스 영업전략 상 안정적인 금리상품 위주로 판매하게 된다.

보험사로써는 방카슈랑스 수수료를 늘려 판매를 독려할 수 있지만 작년 10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출렁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변액보험 판매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자산가들이 변액보험에 고액을 한번에 넣어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최근 들어 사라지고 있으며 만약에 있을 수 있는 원금손실조차 꺼리는 분위기"라며 "저점이라는 의미로 봐서는 지금 조금씩 투자를 하는 것이 맞겠지만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변액보험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경우 생보사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변액보험과 퇴직연금 비중도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수입보험료에서 변액보험의 비중은 17.0%이지만 퇴직연금 포함한 특별계정은 16.9%에 달한다.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2014년 20조7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18조8000억원으로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퇴직연금제도 정착 등으로 특별계정 수입보험료는 2014년 11조8000억원에서 2018년 16조9000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변액보험 판매 부진이 납입 보험료에서 제외되는 사업비 부담과 가입자가 직접 펀드 운용을 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업비 일부를 받는 설계사가 변액 관리를 잘 해 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그런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며 "수수료가 적은 상품을 고르거나 사업비를 내지 않는 추가납입 제도 등을 잘 알아보고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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