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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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하고 이란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고 NHK방송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 가량 회담을 진행했다. 두 외무장관은 최근 이란을 둘러싼 국제 정세와 핵합의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으며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회담에서 고노 외무상은 "중동 정세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일본은 (미-이란간)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중동의 안정에 이란이 계속 핵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고 더 이상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자제하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자리프 장관은 "미국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미국에 대한 대응 조치는 핵 합의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며 합의 내에서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과 함께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리프 장관은 회담 직후 기자들을 만나 "현재의 중동 지역 긴장 상황에 대해 논의할 좋은 기회였다"면서 "이 지역에서의 긴장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으며 우리의 안전이 위협되면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국제 사회가 핵 합의의 틀을 어떻게 지켜나갈 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국제 사회가 이 역사적인 합의(이란 핵협정)를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한다면 미국의 불법 행위를 그만두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리프 장관은 "이란에게 일본은 중요한 경제 파트너다. 일본 기업들이 이란과의 비즈니스를 유지하도록 일본이 긍정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만났다. 아베 총리는 "중동 정세를 둘러싼 상황이 매우 긴박해지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고, 자리프 장관은 "현재의 긴박한 상황에서 다양한 의견 교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번 자리프 장관의 방일은 전날 오후 그가 인도를 방문하던 중 갑자기 결정됐다고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에 밝혔다. 자리프 장관이 갑작스럽게 일본을 방문한 배경에 대해 NHK는 "이란이 일본을 포함한 국제 사회와 연계를 강화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고조된 긴장감을 한층 완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협정을 지지해왔다. 자리프 장관은 최근 인도와 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했으며 핵 합의 국가였던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와의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NHK는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