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중간계투 등판한 러시아에 제재완화 요청할 듯'

김정은,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과 정상회담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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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을 시작한 가운데, 외신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이 러시아에 제재 완화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김 위원장이 푸틴과의 첫 만남에서 제재완화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북한은 해상 밀수출 등으로 유엔 제재를 계속 피해왔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에서 줄곧 북한의 제재완화를 요청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미국과 무역협상을 지속하면서 미국에 대해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로 눈을 돌렸다는 해석이다.

WP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좌장인 휴 그리피스 조정관을 인용, 최근 많은 나라들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북한의 제재 회피를 위한 시도가 점점 대담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엇갈린 신호가 제재 이행을 저해한다고 우려했다. 그리피스는 "해상 제재와 금융제재 격차가 김 위원장의 생명을 연장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을 통한 석탄·석유 거래 등 해상제재는 강하게 하고 있지만, 거래를 뒷받침하는 금융권에 대한 감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북한에게 숨구멍을 열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WP는 북한이 그동안 어떻게 석탄과 석유를 몰래 거래해왔는지를 상세히 소개했다. 지난해 4월 북한산 석탄 300만달러(약 34억7000만원) 상당을 실은 선적이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됐는데, 최근 인도네시아 당국이 북한산 석탄을 다른 배에 옮겨 싣도록 허락했고 그 배가 곧장 말레이시아로 간 것을 예로 들었다.

그리피스는 "재제 당국이 은행과 보험사, 상품 거래자에 대한 규제 강화를 통해 각국이 보험료를 지원하는 선적과 거래를 더 철저히 검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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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케이 신문은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푸틴이 북한의 후원자로서 '중간계투 등판'한 형태"라고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데다, 미국이 대북제재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어 중국이나 한국도 끼어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 미 CBS 방송은 "이번 회담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지정학상 영향력을 키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 다리로 연결된 루스키섬 극동연방대 스포츠동(S동)에서 만나 회담을 진행 중이다. 두 정상은 1시간 정도로 예정된 단독회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에는 확대회담과 푸틴 대통령 주최 연회가 이어질 계획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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