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나라, 생리대 파동 후 단기차입 의존 커져

재무상화 악화로 신인도 떨어져
차입금 만기 몰려 리스크 확대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깨끗한나라가 생리대 파동 이후 재무상황이 악화되면서 기업어음(CP) 발행 등 단기 차입에 의존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차입금 만기가 단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상환 및 차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깨끗한나라는 최근 8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STB) 발행 한도를 설정했다. 전자단기사채는 만기가 1년 미만인 시장성 단기자금 조달 수단으로, 자금의 성격상 CP와 유사하다. 깨끗한나라의 현재 CP 잔액은 340억원으로, 신규 설정된 한도까지 STB를 발행하면 CP를 포함한 시장성 단기차입금이 1000억원을 넘어선다. 조만간 만기 도래하는 CP도 차환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깨끗한나라가 단기차입에 의존하는 이유는 2017년 생리대 파동 이후 실적과 재무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자본시장 신인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매출은 2년 연속 감소했고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EBITDA는 마이너스(-) 340억원으로, 2017년 -173억원에서 적자 폭이 2배로 늘었다. 2년 연속 순손실을 입으면서 자기자본도 2106억원에서 1747억원으로 감소했다.

깨끗한나라는 재무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감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액면 감자를 통한 감자차익 1500억원으로 800억원가량의 누적 결손금을 상쇄하고 자본잠식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단기간 내에 근본적인 재무악화 요인인 단기차입금 증가와 실적 악화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단기차입 의존도가 커지면서 차입금 구조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 깨끗한나라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2582억원이다. 2016년 말 1646억원에서 2년 만에 9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 중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1717억원이다. 유동성장기부채를 포함하면 연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이 2000억원을 넘어선다. 전체 차입금의 77% 수준이다. 2년 연속 EBITDA 적자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차입금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단기 신용등급이 A3로 한단계 하향 조정되면서 단기차입 여건도 악화됐다. 단기자금 시장 관계자는 "실적이 플러스(+)로 전환되지 않는 이상 단기차입금 증가 추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상증자 등으로 외부자금을 유치하지 않는 한 단기차입금 차환 리스크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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