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 '베트남서 우승 가장 행복, 한국도 사랑해 달라'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스즈키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베트남 매체 '징'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박항서 매직이 마침내 베트남의 숙원을 풀었다.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에서 말레이시아를 꺾고 정상에 오른 것이다.박 감독은 15일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우승이 확정되자 "베트남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 덕분이며 대단한 영광이다. 베트남 국민에게 우승 트로피를 가장 먼저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그는 또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줘서 감사하다"며 "베트남 국민들이 나를 사랑해주는 만큼 한국도 사랑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축구 지도자라는 작은 역할이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베트남은 지난 11일 원정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2-2로 비긴 뒤 이날 전반 6분 터진 응우옌 안둑이의 결승골을 지켜 우승을 확정했다. 베트남이 1996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기는 2008년 이후 10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다.

박항서 감독이 스즈키컵에서 우승한 뒤 기자회견 하는 도중 베트남 선수들이 찾아와 음료를 뿌리며 장난치고 있다.[사진=베트남 매체 '징' 홈페이지]

우승이 확정되자 베트남 홈 관중 4만여명의 함성으로 경기장은 열광에 빠졌다.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베트남 권력서열 2위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서열 3위인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변에 있던 사람들과 악수하며 기뻐했다. 푹 총리는 이어 시상대에 오른 박 감독을 한참이나 안은 뒤 양쪽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세웠다.베트남 주요 도심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 금성홍기(베트남 국기)를 흔들고 부부젤라를 흔들며 축제를 즐겼고, 곳곳에서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를 외쳤다.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국가대표와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병행하는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베트남 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강에 오른데 이어 마침내 베트남 감독으로서 첫 우승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그는 "베트남에서 정말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 선수들과 생활할 때가 가장 즐겁다"며 "오늘 우승은 내 지도자 생활 중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자회견 중 몇몇 베트남 선수들이 인터뷰장을 찾아 박 감독에게 음료를 뿌리고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기도 했다.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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